원활한 과제 수행위해 조직개편
민관협력 박사급 인력 1000여명
현장기술개발 등 혁신작업 박차
민관협력 박사급 인력 1000여명
현장기술개발 등 혁신작업 박차
농촌진흥청(청장 정황근)이 쌀가루ㆍ스마트팜ㆍ밭농업 기계화ㆍ반려동물ㆍ곤충 등 TOP5 현안과제 추진에 총력 매진하고 있다. 정황근 청장이 지난해 8월 취임하면서 본연의 업무인 연구개발의 촉진과 확산을 위해 내놓은 이들 과제의 원활한 실행을 위해 이미 4개 소속기관을 과제별 연구팀으로 재편했다. 특히 527명 융복합 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예산 520억원 투입해 104개 연구과제 추진에 총력집중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전북 혁신도시에 있는 농진청 본부에서 ‘농진청 4차산업혁명대응단’ 발대식도 가졌다. 첨단기술 융ㆍ복합, 현장형 기술개발에 촛점을 맞춰 TOP5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되 대학은 물론 기업 등 민관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1000여명의 박사급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농진청의 변신을 앞장서 이끌고 있는 정황근 농진청장으로부터 TOP5 추진현황과 앞으로 전망에 대해 소상하게 들어봤다.
정황근 농촌진흥청장이 ‘Top5 현안과제’의 진척상황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촌진흥청] |
‘한가루’ 등 쌀가루 산업화 결실
▶Topic 1.쌀가루=쌀가루 프로젝트는 쌀소비 촉진 대책의 핵심이다. 1인당 쌀 소비량은 1986년에 127.7kg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절반이하인 61.9kg에 머물렀다.
정황근 청장은 “밀가루 소비량은 연간 200만톤인데 비해 가공용 쌀 수요량은 40만톤에 머무는 실정”이라며 “대세인 밀가루를 제치고 쌀가루가 식탁을 장악하도록 하자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쌀가루 산업화는 ‘전용품종+품질기준+제분기+가공상품’을 세트로 활발하다. 특히 양조용 ‘설갱’벼의 돌연변이 활용이 돋보인다. 밀처럼 세포가 둥글고 전분구조가 밀과 유사해 건식제분이 가능한데 ‘한가루’로 유명세를 앞두고 있다. 쌀에는 아토피 등을 유발하는 글루텐이 없는 게 강점이다.
산업체 대량생산 위한 건식 쌀가루 품질기준도 설정했다. 용도별 입자크기, 적정 아밀로스 함량, 적합품종 등 기준을 마련한 것. 쌀가루를 빵용, 증편용, 면용, 쿠키용, 백설기용, 절편용으로 구분한 것이 특징이다. ‘한가루’에 이어 올해 안에 쌀가루 전용 2개 품종을 등록, 50톤을 생산해 종자 증식과 대량생산 가공적성 평가에 활용한다.
올해 안에 민간 기업과 밀가루 대체, 글루텐 프리, 쌀가공 식품 레시피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정 청장은 “쌀가루 전용 품종은 밥쌀용으로 쓸 수 없어 쌀 수급에 영향도 없다. 또 연간 소비되는 밀가루 200만톤 중 10%를 추가로 쌀가루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새로 개발한 전용품종은 밀가루와 가격차가 크지 않고 웰빙의 장점이 있는데다 다양한 형태로 식생활 패턴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세계최고 ICT기기 표준·국산화
▶Topic2. 스마트팜=스마트팜이 대세가 되고 있다. 말 그대로 그동안 관리가 어려웠던 온실과 축사에 제어기기 통신개념을 도입하고, 특히 스마트폰을 활용해 물ㆍ양분 자동공급, 원격 정밀제어 등 품질ㆍ생산성을 높이는 첨단농법이다.
스마트팜 모델은 1세대(편이성)→2세대(생산성 증대)→3세대(수출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팜 ICT 부품ㆍ장비 표준화는 시설원예 핵심기기에 25종을 확보한데 이어 올해는 축산부문 19종을 추진 중이다. 빅데이터는 우수 스마트팜 농가를 대상으로 환경·생육·경영정보 수집 확대 등으로 확대하고 있따. 측정 빅데이터 기반의 생육환경관리 매뉴얼도 토마토에 이어 올해 딸기, 파프리카, 참외로 확대한다.
스마트팜 보급은 올해 시설원예 4000ha, 축산농가 730호를 목표로 한다. 전문인력은 17과정 550명을 포함해 농업인 교육도 확대한다. 스마트팜 적용 확산을 위해 지난해 토마토, 딸기 농가 각 30곳을 조사해 경영성과 분석을 마쳤다. 토마토는 45%, 딸기는 22% 가량 소득 증가가 나타났다.
“농업은 이제 6차 산업에 그치지 않고 4차 산업까지 접목하는 시대다. 과거는 농업의 모든 것은 먹는 것이 100%였다. 2, 3차산업이 발전 융합하면서 6차산업화가 되면서 10~20%로 줄고 나머지 80%는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식품 기능성 음료, 술, 의약품 등으로 범주가 더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접목해 빅데이터를 활용하게 되는데 농업의 장점은 이를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농진청이 이런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큰 자산이다.” 정황근 청장의 스마트팜 대세론이다.
기계화 힘입어 ‘오곡 전성시대’
▶Topic3. 밭작물=밭농업의 기계화는 56%대로 벼농사 98%에 비해 현저히 낮다. 경지정리가 미흡한데다 지역별 재배양식이 다르고, 소규모인데다 계화 적합 품종이 부족한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식품은 연간 20% 성장한다. 오곡이 그 중심에서 전성시대를 구가한다. 밭농사 기계화도 스마트팜과 같은 맥락이다. 농진청은 밭농사 기계화율을 올해 65%대로, 내년에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파종과 수확 전과정을 기계화하고 적합 품종개발과 재배기술 표준화를 완성해 가고 있다. 이미 마늘, 양파, 조, 수수, 고구마는 전과정 기계화에 성공했고, 올해 감자, 2018년까지는 무, 배추, 고추까지 기계화 완성을 예고하고 있다.
밭작물의 기계화는 소형·경량의 고령·여성 친화형으로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 밭 작물의 가공소재화도 빛을 발하고 있다. 여성 갱년기 질환 개선에 콩 발아배아가, 항치매에 쌀ㆍ귀리 유효성분이, 항암과 비백화장품에 인삼이, 간과 건강 음료에 인삼열매, 관절개선에 황기복합물 등 약용자원 효능 분석 및 기능성분 제품화 연구가 활발하다.
정황근 청장은 “논 중에는 20%가 밭작물이 가능해 벼농사를 줄일 수 있다. 이미 들깨를 논에 재배(계약재배)해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들깨는 미용, 화장품, 식재료 등 무궁무진하다. 일본에서는 식용으로 하지 않다가 이제는 인기 급상승이다. 올리브유보다 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입증됐다. 100% 중국산이던 팥도 천안에 새품종 ‘아라리’를 150ha(45만평)를 계약재배해 호두과자용 30%를 카버하고 있다. 2~3년 안에 500ha를 확보해 100% 채울 거다. 안홍찐빵과 경주 황남빵도 마찬가지다. 농진청이 본연에 맞게 씨앗과 기계를 개발해 보급한 것이 주효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시장규모 8兆 ‘반려동물’
▶Topic4. 반려동물=반려동물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반려동물 시장은 2020년에는 6~8조 규모가 될 전망이다. 네가구 중 한가구(457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반려동물의 사료는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시장의 70%이상(2000억원)이 수입브랜드가 차지한다. 그만큼 국내화할 경우 시장성이 좋다는 얘기다. 농진청이 국내 농산물을 활용해 수입대체 기능성 사료 개발에 강한 집념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품종·성장 활동 단계를 고려해 세계 최초 반려동물 집밥 만들기 앱을 개발해 화제를 낳았다. 영양소 및 에너지 함량 기반 맞춤형 D.I.Y. 사료 제조인데 지난 2월 농진청 홈페이지(농사로)에 탑재해 있다.
이미 애견카페, 반려동물 사료 분야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복분자, 쌀, 곤충 등 국내 농산물을 활용한 수입대체 기능성(항염증, 항비만, 고지혈) 프리미엄 반려견 사료 3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정황근 청장은 “반려동물 관리용품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낮에는 혼자 있는 반려견을 위해 첨단 ICT를 적용한 장난감이 대세다. ICT에 투자한 회사가 바로 보험회사라는 점이다. 반려동물이 병들지 않아야 보험료 지급이 줄어드는 논리다. 이제는 개 몸에 칩을 넣지 않고도 유전자 마커를 등록해 지문처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자원 보고 곤충·소재 개발
▶Topic5. 곤충=곤충은 지구상 생존하는 생물체 중 가장 많은 180만종에 이른다. 이런 곤충이 건강식품, 화장품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정황근 청장의 곤충 예찬론은 남다르다. “고기 1kg생산하는데 소는 10kg을, 돼지는 3~4kg을, 닭은 1.6kg을 먹어야 한다. 반면에 곤충은 1kg을 먹으면 2~10kg의 결과물을 생산한다. 특히 곤충은 알-애벌래-번데기-성충이 되는 과정에 자기몸을 보호하기 위해 항생물질을 뽑아낸다. 이 물질이 단백질과 함께 건강식품의 핵심이다.”
곤충 시장은 2015년 8000억원에서 2020년 1조8000억원 이상 전망되고 있다. 사육농가도 2013년 384개 농가에서 지난해 867개 농가로 두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식품원료등록은 7종에서 올해는 10종으로 늘어나게 된다. 풀무치, 아메리카왕거저리, 수벌번데기 등 식용곤충 후보종과 정제봉독이 식품원료로 등록을 앞두고 있고,식용곤충 유래 항혈전(흰점박이꽃무지) 등 신소재 개발을 위한 기능성 물질 구명연구도 활발하다.
곤충유래 의약소재 물질탐색 및 효능구명의 경우 지난해 3건에서 올해는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식용곤충 분말을 활용한 고단백 영양균형식품 개발도 성과를 거뒀다. 왕지네 분리 항생물질(스콜로펜드라신)을 이용한 아토피 화장품의 용도를 화장품에서 비누, 패치, 팩 등으로 다양화하는데 성공했다.
황해창·배문숙 기자/hc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