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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이태호 한국금융자산연구원 원장 ] 문화콘텐츠 기금도입, 꼭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문화콘텐츠산업이 미래핵심성장동력산업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 문화계와 관련한 일련의 우울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점에서 콘텐츠산업 지원을 중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IT와 휴대폰, 그리고 자동차와 조선업 등 그동안 한국경제를 이끌어 온 주력산업이 중국 등에 추월당하고 있는 현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것을 요구하고 있고, 그 중 하나가 문화콘텐츠산업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문화콘텐츠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2006년 폐지된 문화산업진흥기금의 부활이다. 폐지된 문화산업진흥기금의 재원은 모두 모태펀드 문화계정에 출자되었다. 원래 문화콘텐츠 전(全)분야에 대한 투자, 융자, 제작지원사업 등에 쓰이던 자금이 오로지 ‘투자’를 목적으로 한 재원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모태펀드 투자실적을 볼 때, 영화(50%이상)를 제외하고 타 장르에 적절히 투자재원을 공급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음악 등 리스크나 수익구조가 상이한 장르들로 구성되어 있는 콘텐츠 산업은 근본적으로 다양한 재원 조달 방식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다. 현재의 투자위주 콘텐츠 금융지원 제도의 폭을 융자, 보증 등으로 넓혀 분야별, 기업별로 상황에 맞는 맞춤형 금융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문화콘텐츠기금’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기금 부활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그동안 ‘프로젝트’ 중심인 콘텐츠산업의 투자나 지원정책이 이제는 우수 콘텐츠 ‘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할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프로젝트 투자는 단발성 투자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 역량이 축적되거나, 기업의 성장으로 연결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프로젝트 위주 지원정책이 이루어졌지만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매출액 10억 미만 사업체 수가 전체 콘텐츠 기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결국 콘텐츠 산업의 안정적, 장기적 육성을 위해서는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난 10년간의 교훈이다. 이를 위해서는 매년 예산을 편성하는 방식의 일반회계 지원이 아닌 특정 목적에 특화된 기금을 만들어 장기적 안목에서 유망 콘텐츠 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기금을 통한 지원시스템 구축은 콘텐츠산업지원이 보다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발전이 새로운 산업의 흐름을 열겠지만, 결국 산업을 지속적으로 번성케 하는 것은 창의적이고 독자적인 콘텐츠일 것이다. 한국의 콘텐츠산업은 이미 한류라는 검증된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갖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콘텐츠 기금을 만들어서, 유망 콘텐츠 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하는 중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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