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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영제 금융연수원장 “금융은 실물과 접합되야 시너지 창출…인재 키워 해결해야”
-우월적 지위서 영업하던 은행, 해외서 안 통해
-기업의 해외사업 총괄하는 종합 코디네이터 돼야
-4차산업 시대 은행도 IT 회사로 변신 필요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금융은 실물과 접합됐을 때 시너지가 창출됩니다. 기업의 자금 코디네이터로서 톱니바퀴처럼 함께 돌아야 동반 성장이 가능합니다. 그러려면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조영제 한국금융연수원장은 최근 서울 삼청동 연수원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은행업에 대한 걱정을 쏟아냈다. 저금리ㆍ4차 산업혁명 등 국내 은행들이 당면한 영업환경이 녹록치 않은데, 이에 대한 조급한 마음을 드러냈다.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은행업에 ‘브레이크’를 걸던 그가 반대로 지원을 위한 ‘엑셀레이터’를 밟으려고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조 원장이 금융연수원장으로 취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글로벌 금융리더 양성과 최고경영자(CEO) 과정을 신설한 것이다.

그는 “원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은행 CEO를 만나 영어 잘하는 인재들을 보내달라고 했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마켓에서 딜(Deal)을 진행했던 전문가를 초빙해 성공한 딜과 실패한 딜 모두 케이스를 소개하고, 분임토의를 통해 몸에 배게 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이 글로벌 인재 육성을 첫 과제로 선택한 것은 은행들이 지금처럼 해외 진출을 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은행들이 최근 수익을 내려고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데, 해외점포를 차려 놓고 소규모 영업을 해서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차라리 국내 기업과 같이 협업해 동반 진출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기업의 해외 사업에대해 자금 스케줄은 물론 리스크 관리, 경영컨설팅 등 종합 서비스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글로벌 마켓에 대한 감이 있고 영어가 능통한 인재가 필요하다는 게 조 원장의 생각이다.

조 원장은 또 은행들이 늘 아쉬워했던 현지 네트워크 강화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에 금감원 부원장 시절 만들었던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도네시아 등 현지 감독당국 은행 담당자 2명을 불러 교육하고, 식사 자리를 통해 친분을 쌓도록 기회를 줬는데, 지역전문가 과정보다 은행의 반응이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나 중앙아시아권 공무원과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를 방문할 때마다 현지에 진출한 금융인들과 자리를 주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조 원장은 지난해 11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과 함께 ‘은행산업 컨퍼런스’에 참석하고자 캄보디아에 갔을 때도 현지 감독당국 고위직들을 만나 국내 은행들의 숙원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조 원장은 “4차 산업시대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도 국내 은행은 아직 피부로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생각은 직원들보다 CEO들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최고경영자 과정도 만들었다.

그는 “최근 만난 금융회사 CEO가 지금의 점포수를 절반으로 줄여도 현재와 같은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하더라”며 “이런 경향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정보기술(IT) 인력을 중심으로 인원을 늘렸던 골드만삭스의 예를 들며 “디지털 혁신 마인드로 이끌어가지 않으면 실패한다”며 “이런 격변을 CEO들이 체감하고, 변화의 속도에 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고위 과정의 목표”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우리의 금융시스템을 개발도상국에 알리는 이른바 ‘금융한류’에도 적극적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적으로 14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의 금융시스템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내달 3일에는 몽골 4대 은행인 학스은행의 지점장 30명을 대상으로 현지에서 지점 경영, 내부통제, 고객관리 전략 등을 연수할 예정이다. 또 베트남 중앙은행 고위 공무원 21명은 아예 우리나라에 들어와 은행 구조조정과 부실채권 정리 등의 주제로 연수가 이뤄진다.

그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선진국이든 개도국이든 우리의 네트워크 즉 친한파를 잘 만들어야 한다”며 “각국 중앙은행 및 시중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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