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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탄력받은 文의 대선가도, 이젠 미래 비전 제시할 때
더불어민주당 호남지역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승리를 거둔 의미가 적지않다. 호남지역은 민주당의 심장부와 같은 곳으로 대개 여기서 우위를 점한 경선 후보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랬다. 그런 곳에서 문 전 대표는 경쟁 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를 무려 40%포인트 이상의 압도적 차이로 따돌렸다.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이 거듭 확인된 셈이다. 전체 선거인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 수도권 등의 경선이 남아 있다지만 2위 그룹이 경선 판세를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더욱이 민주당과 문 전 대표 지지율은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문 전 대표의 후보 확정이 그만큼 가깝게 다가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문 전 대표의 국가 경영과 미래 비전에 대한 확신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그가 대세론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역량도 어느정도 작용했지만 외생적 변수 덕을 많이 보았다. 우선 문 전 대표 대항마로 내 세울만한 보수진영 후보군이 거의 없었고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그마저 궤멸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탄핵정국의 반사이익을 고스란히 누리는 수혜도 입었다. 대세론은 하나의 현상일 뿐 그게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도 부지기수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문 전 대표는 경제와 외교안보, 사회 교육 등 대한민국을 어떻게 끌고가고 현안을 풀어갈지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게 최선의 선거운동이고 득표전략이기도 하다. 물론 그가 내세우는 적폐청산이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래를 향해 열심히 뛰어야 할 때다. 안그래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버텨내기 어려운 판인데 언제까지 과거의 망령을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국민 통합과 화해에 대한 입장도 확실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生物)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대선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지만 선거일까지는 50일 가량 시간이 남아있다. 언제 어떤 돌발 변수가 생기고 판세를 요동치게 할지는 누구도 장담지 못할 것이다. 자칫 한 발 삐끗하면 천길 벼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문 전 대표 역시 대세론에 안주하면 곧바로 그런 처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말고도 국회 교섭단체를 구성한 다른 정당 경선도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은 오직 누가 더 미래지향적인지, 당리당략보다 국익을 더 생각하는지 차분히 지켜보고 권리를 행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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