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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국민계정]지갑닫은 가계, 살림줄인 기업...배불린 정부
경제성장에 민간소비증가 못미쳐
외식 줄이고 집에서 혼밥ㆍ혼술
기업 설비투자 3년 만에 마이너스
‘세금잔치’ 정부, 소득ㆍ소비 급증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지난해 우리 경제는 재정지출 및 부동산 호황에 힘입어 전년과 같은 2.8% 성장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경제 3대 주체 중 정부만 ‘나홀로 호황’을 누리며 빛이 바랬다. 가계는 지갑을 닫고,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줄이면서까지 허리띠를 졸라맨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5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6년 국민계정(잠정)’을 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2.8% 성장했다. 전년도와 같은 수치다.


GDP 성장률이 유지된 이유는 정부의 소득 증가율이 높아지고 건설 투자의 증가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총처분가능소득(명목 기준) 1632조6000억원 중 정부소득은 376조8000억원이었다. 전년보다 9.5%나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가계와 기업은 각각 929조6000억원과 326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증가율이 4%와 0.5%에 그쳤다.

총소득에서 정부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2015년 22%였던 정부 소득 비중이 지난해 23.1%로 1.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가계(56.9%)와 기업(20%)은 각각 0.3%포인트, 0.8%포인트 감소했다.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정부부문 소득이 증가한 것은 세수 호조로 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가계는 순이자소득이 줄었고, 기업 역시 영업 이익 증가세가 꺾여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지출 측면에서도 경제 3대 주체 중 정부가 주도적으로 지출을 늘렸다.

지난해 국내총생산 중 최종 소비지출은 2.9% 늘었다. 이는 전년도(2.4%)보다 0.5%포인트 증가한 수준으로, 정부가 물건비,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등을 늘리면서 지출이 4.3%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민간소비는 내구재와 비내구재 모두 소비가 늘었는데도 2.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최종 소비지출 증가율은 물론, GDP 증가율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기업은 기계류 투자를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전년보다 2.3% 줄였다. 3년 만에 설비투자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하락폭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7.7%) 이후 최대다.

민간지출을 품목별로 보면, 주류 및 담배 지출은 7.8% 늘었다. 지난해 7.7% 감소했던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증가세이지만 낙폭을 다 회복하지는 못했다. 음식 숙박 지출도 0.3%에 느는데 그쳤다. 외식은 줄이고 집에서 주류 등을 소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의료 및 보건이 9,2% 증가했고, 가계시설 및 운영도 7.9% 늘어 상승폭이 컸다. 교육이 0.1% 늘어 3년 만에 플러스 전환했지만, 완연한 회복세로 보기는 이르다. 통신은 1.1% 하락해 유일하게 지출이 줄었다.

정부를 제외한 경제주체들이 소비를 늘리는 데는 소극적이었지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저축액은 늘렸다. 지난해 총저축률은 35.8%로, 전년(35.6%)보다 0,2%포인트 늘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전년보다 4.5% 늘었지만, 최종소비지출은 이보다 낮은 4.1% 늘어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중 정부의 총저축률은 7.8%로 전년보다 0.8%포인트나 상승했다.

가계의 순저축은 81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5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순저축률은 지난해와 같은 8.1%다.

정 국장은 “GDP에서 최종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 금융위기가 온 2009년 이후부터 하락세로 전환하며 소비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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