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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결핵 예방의 날 ②] 기침 2주 이상ㆍ밤에 열 나면 결핵 의심
-한국, OECD 34개국 중 결핵 발생률은 1위(10만명당 80명)
-호흡기 통해 감염되지만 감기와 비슷해 모르고 지나가기 일쑤
-특히 다제내성 결핵은 치료기간 길고 치료 성공률도 낮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결핵 예방의 날(24일)을 맞아 정부 주도로 결핵 예방을 위한 다양한 보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결핵 관리는 수준이 낮은 편이다. 특히 여러 약에 내성을 보여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 결핵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어 시급한 치료법이 공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결핵환자 수는 2016년 기준 8만3000여명으로 2012년 10만4689명보다 줄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우리나라의 결핵 발생률은 10만명당 80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포르투갈(10만명당 23명)보다도 약 3.4배 이상 많은 압도적인 1위다.


결핵은 결핵균이라는 세균에 감염된 질환이다. 이 결핵균이 환자의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돼 이를 주위 사람들이 들이마시면 감염이 된다. 즉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데 일반적인 전염병과 달리 결핵은 개인위생 상태와는 상관없이 감염된다. 하지만 기침, 가래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감기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장복순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고 밤에 열이 있는 경우 결핵을 의심해 볼 수 있다”며 “결핵에 걸리면 대표적으로 기침, 가래, 발열, 체중감소 등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결핵을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여러 약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 결핵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결핵 치료에 가장 중요한 약제인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피신’에 모두 내성을 보이면 다제내성 결핵이라고 한다.

장 교수는 “다제내성 결핵일 경우 치료기간이 18~24개월에 이르고 치료 성공률도 44~66%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를 끝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다제내성 결핵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서튜러’와 ‘델티바’가 있다. 두 약은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도 좋고 부작용도 적다. 치료 기간도 9개월로 단축시켜 준다. 하지만 두 약제의 사용에는 제한점이 있다.

이 약제들은 고가이다 보니 급여가 되지 않으면 6개월 사용에 1000만원이 넘는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해 9월부터 이 두 약제의 사용을 위한 ‘다제내성 결핵 신약 사전심사제’를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이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급여가 필요하다고 결정하더라도 심평원에서 최종 승인이 되지 않으면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해 사전심사제가 도입된 후 접수된 58건 중 심평원에서 불승인한 건수는 8건에 이른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결핵 오명국을 벗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결핵 중 가장 위협적인 다제내성 결핵 치료에 있어선 제도에 한계가 있다”며 “보험 혜택이 되지 않으면 몇 천 만원씩 하는 부담을 안고 치료할 수 있는 환자 수는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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