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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에게 구두는 자존심
전설적 구두 장인의 한 땀 한 땀 200여 공정 낱낱이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남자에게 구두는 단순히 발을 보호해주는 신발 이상이다. 자존심이기도 하고 자신의 취향과 부를 한껏 드러내는 사치이기도 하다. 멋쟁이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취향을 담은 수제 구두에 대한 관심도 생겨나고 있다.

‘남자의 구두’(벤치워머스)의 저자 라슬로 버시는 영국, 이탈리아와 함께 남성 구두의 3대 성지 중 하나인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활동하는 유럽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는 전설적인 구두 장인이다.


그의 공방은 한 땀 한 땀 세심하게 구두를 만들었던 수 세기 전 구두 장인들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며 일일이 수공으로 작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게 한 켤레를 만드는 데 거치는 공정은 200여가지. 기간은 약 10주가 걸린다. 일종의 창작물인 셈이다.

가죽은 어떤 방식으로 무두질하는지, 겉창에 쓰이는 가죽은 어떤 건지, 아끼는 구두를 오래 신을 수 있도록 관리법은 무엇인지 등 버시 구두공방의 요령과 비결도 아낌없이 담았다.

편안하고 잘 맞는 구두는 발치수를 제대로 재는 데서 시작된다. 발 치수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재야 하며 대략 한 두 시간이 적절하다고 장인은 말한다. 체중이 한껏 실린 상태에서 재는게 포인트. 밑그림 그리기, 발길이와 너비재기, 발도장 찍기, 발높이, 족부의 뼈구조, 근육까지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이를 바탕으로 신발을 만드는 골격인 라스트를 제작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한번 쓰인 라스트는 주문자의 이름이 적힌 채로 기온과 습도가 적절한 저장소에 보관돼 새 구두를 만들때마다 사용한다. 가장 품격높은 영국식 구두인 옥스퍼드 구두, 개방 끈 구조를 지닌 자유분방한 더비, 가볍고 유연한 슬리퍼 등 구두의 성격과 패턴뜨기, 가죽의 조합, 무두질하기 등 제조 과정 전체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보는 즐거움이 크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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