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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실이든 목욕탕이든 찍고보는 ‘변태’ 스몸비
[헤럴드경제=윤혜정 인턴기자] 최근 스마트폰에 빠져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일명 ‘스몸비(스마트폰+좀비)’가 사생활까지 위협하고 있어 논란이다.

이들 스몸비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분별한 셀카와 인증샷을 찍어 대는 바람에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간지 조선일보는 지난 8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셀카를 찍은 뒤 주변 사람들에게 ‘본인이 배경에 나온 셀카 사진을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에 올려도 되는지’ 설문을 진행된다.

기사 내용과 상관없는 사진 [사진제공=게티이미지]

그 결과 29명 중 27명(93.1%)이 ‘안 된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는 “내가 있는 장소와 동행자가 모두 공개돼 사생활 침해된다”, “내 얼굴이 촬영자 개인의 수익 또는 범죄에 쓰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SNS에서 헬스장, 화장실, 목욕탕과 같이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장소를 검색해보면 관련된 여러 장의 사진이 나온다. 프라이버시가 존중되어야 하는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셀카 뒷 배경으로 나온 사람의 모습을 모자이크나 가림막 없이 그대로 SNS에 게재하는 무개념 스몸비의 사진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 인스타그램에서 ‘뒷사람’을 검색하면 800건이 넘는 사진이 나온다. 이는 모두 허락받지 않고 촬영된 사진들이다. 배경에 찍힌 인물들은 함께 밥을 먹는 연인부터 기차나 비행기에서 자고 있는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이런 검색어가 있는 사진 밑에는 ‘뒷사람 모름’, ‘뒷사람 지못미’, ‘어디서 연애질이야’와 같은 악의적인 댓글이 달려 있다.

돌아다니며 아무 데서나 사진을 찍어 피해를 주는 스몸비들의 형태는 외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일본 쓰시마섬의 한 유치원 출입구에는 ‘카메라X, 유치원생의 사진을 찍지 마십시오’라는 안내문이 한국말로 적혀있다. 이는 한국 여행객들이 허락도 받지 않고 유치원생들의 사진을 함부로 찍어 학부모들이 항의했기 때문이다.

이상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초상권 같은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외국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가는 ‘어글리 코리안’으로 물리기 쉽다”고 설명했다.

yoon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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