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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라랜드’의 효용가치는 꿈과 낭만 떠올려주기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아카데미상을 휩쓴 미국 영화 ‘라라랜드’ 기사 밑의 댓글 중에 이런 게 있었다.

“고작 영화 두 개 만든 감독이 저 정돈데 우리는 뭐냐”

이 말에 수긍하면서도 현실로 돌아오면 우리는 이런 음악영화를 만들 감독이 없다.

‘위플래쉬’와 ‘라라랜드’를 만든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음악덕후다. 두 영화 모두 재즈를 소재로 한다. 한국에도 차젤레 감독처럼 분야별 덕후들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은 나만의 욕심은 아닐 것이다. 


음악을 소재로 하면서도 피아노 연주 테마곡과 ‘시티 오브 스타’ 등 단순히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 외에 음악을 통해 일과 사랑, 꿈과 현실, 꿈과 낭만이라는 보편성 감성을 이야기한다.

특히 ‘라라랜드’에서 라이언 고슬링이 재즈를 좋아하지 않는 엠마 스톤에게 “재즈는 꿈이야. 충돌하고 화해하고.. 정말 흥미롭다고”라고 말하는 장면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라라랜드(La La Land)는 두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다. LA라는 의미 외에 비현실적인 상상 세계라는 뜻이다.

LA에는 고층빌딩이나 고지대가 별로 없다. 약간 높은 지대에 있어 도시를 조망할 수 있는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이 춤을 추며 별들이 반짝이는 우주, 즉 상상계로 올라간다.

각자 재즈와 연기라는 꿈을 꾸며 사랑을 하게 되지만, 어느 순간 현실적 벽에 부딪힌다. 정통재즈는 퓨전재즈로 변신해야밥을 먹을 수 있고, 배우는 반복되는 오디션에 서서히 지쳐간다. 이런 상황만으로도 관객은 이들에게 직업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누구나 꿈과 현실, 일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한다.

하지만 ‘라라랜드’는 단순히 일보다는 사랑을 찾아가라거나, 현실적 장애를 뚫고 꿈을 이뤄가라는 식의 영화는 아니다.

‘위플래쉬’의 마지막 10분간 연주에서도 감독은 교수와 학생의 방식중 누구의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두 가지가 연결돼 예술적 승화 과정을 보여줄 뿐이다.

‘라라랜드’도 강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 이야기를 잃어버리고 생존 공간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 꿈과 사랑을 한번쯤 생각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용가치는 있다.

‘생존의 공간’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 행복해질 수는 있지만 행복할 수 없는 사람도 많다. 일은 계속 일을 부르게 된다. 이럴 때 꿈과 낭만은 자기 이야기를 확대시키는 ‘실존의 공간’ 될 수 있을 것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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