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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독설 부메랑 맞다
과거 발언 법원서 증거로 활용
뻥·막말·의혹제기 대혼란 자초
언론 “말에 책임지는 태도” 촉구

취임 2개월을 지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혹독한’ 수업을 받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쏟아낸 발언의 대다수는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두 번째 효력 정지 처분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이민 행정명령 무효화 판결에 대해 ‘전례없는 사법 전횡’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15일 테네시 주 내슈빌서 지지자들에게 “새로운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법원의 결정에 결함이 있다”며 “사법권이 유례없이 과도했다고 많은 사람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을 도청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에 대해 여야가 한 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 세력이나 어떤 근거가 없는 상황에도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도청 의혹을 믿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사법부(반이민 명령 효력정지)와 입법부(오바마 도청 의혹 증거 없음)가 일제히 반기를 들자, 백악관은 좌절하고 분노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말에 책임지는 태도에는 익숙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부동산 사업가이자 리얼리티 TV 스타였던 그는 과장된 주장과 과대 광고로 번창했다”며 “수십 년 동안 뉴욕 타블로이드에서 연마한 트럼프의 접근법은 대선 기간에 경쟁자들을 심히 좌절시켰고 팩트 체커(fact checker)들을 바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트럼프의 선거 참모들은 그의 지지자들과 트럼프의 발언에 반응하는 언론에 더 집중해왔다. 트럼프의 발언 그 자체 보다 자극적인 말의 여파에 더 집중했다는 것. 하지만 이런 식의 화법은 미 대통령이 된 이후 대혼란을 빚어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측은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영국 정보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를 통해 자신을 도청했다고 주장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도청 주체는 미 FBI나 CIA가 아니라 영국의 GCHQ”라고 주장했다. 그러다 다음날엔 “우리는 아무 말도 안 했다”고 발뺌했다. 이 발언에 영국 정부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백악관과 영국 정부 간 논란으로 번졌다.

영국 가디언지는 “놀랍게도 트럼프는 악의적인 말과 몰염치한 회피, 그의 측근들의 거짓말에 대해 정치적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며 “반대로 강력하고 무게감 있는 단어를 상대방을 찌르는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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