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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윈은 몰랐다, 핀치변종 진짜 비밀을
진화는 통상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나기 때문에 진화가 일어나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다윈도 그랬다.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를 방문했을 때, 참새와 비슷한 ‘핀치’의 표본을 잔뜩 채집해 영국으로 보냈다. 부리의 모양과 크기가 다른 새들을 다윈은 모두 한 종의 변이종 쯤으로 생각했다. 영국으로 돌아왔을 때 표본들이 서로 다른 여러 종의 핀치라는 사실을 들은 후 그는 핀치가 환경에 적응하며 여러 종으로 진화했다는 설명을 내놓았지만 거기까지였다. 핀치의 생생한 생명진화의 현장을 들여다본 목격자는 150년이 지난 뒤 나왔다. 바로 프린스턴대 진화생물학과 교수인 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다.

1974년부터 매년 갈라파고스 군도의 대프니메이저섬을 방문, 1만 8000여마리의 핀치를 관찰해온 부부는 2009년 마침내 놀라운 현장을 목격한다. 


7세대 동안 다윈핀치를 추적해온 그랜트부부는 마지막 3세대 동안 자기들끼리만 짝짓기를 해온 발단종의 탄생을 본 것이다. 그랜트 부부의 핀치들은 40년동안 두 번의 가뭄과 두 번의 엘니뇨를 겪었다.

1976년 3월부터 1977년 12월까지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자 넝쿨식물은 씨앗을 만들지 못했고, 이를 먹는 중간땅핀치는 1200마리에서 200마리로 격감한다. 이 때 몸집이 크고 부리가 큰 핀치가 살아남았다.

1982년 엘니뇨로 기록적인 비가 쏟아지자 상황은 정 반대가 된다. 작은 몸집, 부리의 핀치가 유리했다. 비가 그치자마자 핀치들은 정신없이 짝짓기를 했는데, 비정상적인 짝짓기 환경에 처하자 작은땅핀치와 중간땅핀치가 짝을 이루는 이종간 자연교배가 일어난다.

두 커플의 자손은 여러 세대가 지나도록 번창했다. 종의 분기에 걸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진화의 생생한 현장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미국의 과학저술가 조너선 와이너가 1994년 펴낸 책으로, 1995년 논픽션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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