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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렸다 내렸다…소비자, 차값에 뿔났다
신차 내놓을땐 ‘고객만족’생색
‘연식변경’하면서 슬며시 인상
가격논란 일자 다시 인하 조정
소비자 ‘부품변경’의혹 눈초리


“SM6 풀옵션에 취등록세 내면 거뜬히 4000만원을 찍네요. 앞자리가 달라지니 확실히 차값 오른 게 피부로 와닿네요.”

“가격 비싸다는 논란 이후 올 뉴 크루즈 차값이 내려 반갑기는 하지만, 혹시 자재나 부자재에서 가격을 낮추지나 않았는지 의심이 듭니다.”

최근 각 모델 공식 온라인 동호회에서는 차값 관련 곱지 않은 시선들이 쏟아지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각사 마케팅 전략에 의해 가격을 유동적으로 책정하는 것이 관례지만, 언제 바뀔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성과 함께 들쑥날쑥하기까지한 가격정책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르노삼성자동차가 SM6를 출시하면서 박동훈 사장은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을 내놓겠다”고 강조했고, 실제 주력 상품인 가솔린 2.0 모델은 2420만~2995만원으로 3000만원이 안 되는 가격으로 공개됐다. 당시 르노삼성자동차가 SM6의 공격적인 가격을 대대적으로 알리면서 판매증대에 더욱 뒷받침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 이번달 들어 르노삼성자동차는 2017년형 모델로 SM6를 연식변경하면서 각 트림별로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 2.0 GDe가 20만∼65만원, 1.6 TCe가 10만∼55만원, 1.5 dCi가 20만∼60만원이 각각 올랐다. 주력 트림인 LE와 RE의 인상폭이 50만∼60만원 안팎으로 가장 컸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지난해 SM6 출시 때와 달리 바뀐 가격이 정식 공개되지 않고 홈페이지 상 가격표만 수정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이번 연식변경이 상품성 개선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수익성 제고 차원이 크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SM6 동호회들 사이에서는 ‘2016년 모델의 마진율이 낮아 가격이 인상됐다’, ‘옵션을 다양화하고 잘 팔리는 트림 위주로 인상이 더 많이 됐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지난해 다른 업체들이 가격을 올릴 때 자사는 가격 인상이 없었다”며 “다만 공개적으로 가격인상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수용한다”고 말했다.

올 뉴 크루즈를 선보이면서 높은 가격에 홍역을 치렀던 한국지엠은 차량 인도 시점에 출고가를 내렸음에도 혹평을 듣고 있다. 올 뉴 크루즈가 공개될 당시 신차 가격은 1890만원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고가 논란이 일자 한국지엠은 뒤늦게 가격을 최대 200만원까지 낮춰 기본 모델인 LS 트림을 1690만원으로 조정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마진을 최소로 낮추는 대신 판매량을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가격 변동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 뒤에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에 한국지엠의 이번 결정이 ‘뒷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나아가 200만원이나 내려간 배경에는 일부 자재 변경도 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한국지엠은 이번 한 달 동안 쉐보레 6주년 기념으로 아베오ㆍ말리부ㆍ임팔라ㆍ올란도ㆍ트랙스ㆍ캡티바(이상 2016년 생산분)에 대해 100만원 할인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생산분에 한한 재고정리 차원이긴 하지만 연말이 아님에도 이례적으로 큰 폭의 할인인 것이다. 반대로 이달 프로모션이 끝나면 차값은 상대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를 놓친 소비자들은 다음달 더 많은 비용을 내고 차를 사게 될 수도 있다.

수입차처럼 단가가 높은 경우 차값 변동에 대한 반응은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월 1일자로 판매 모델 69개 중 최근 출시한 ‘E200 아방가르드’를 제외한 68개 차종 가격을 평균 0.8%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차종별 인상액은 70만~250만원 수준이다. 이번 인상은 2013년 1월 이후 4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벤츠는 이에 대해 자재비와 물류비 인상을 반영했고, 한국 업체 소싱을 통해 벤츠가 인증하는 스타뷰(블랙박스)가 A클래스부터 S클래스까지 기본으로 장착되는 비용까지 포함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주차 시 녹화가 안 되는 블랙박스 기능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차값 인상 정책에 공감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대로 가격을 내린 경우 기존 고객들 사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재규어 XF의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6개 트림에 대해 최대 300만원 가격을 지난 8일부로 내렸다. 대상은 2.0 인제니움 디젤 및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포트폴리오 3개 트림(300만원 인하), 프레스티지 3개 트림(280만원 인하)이다.

8일자이긴 하지만 이달 1일 계약한 고객도 소급적용됐다. 이 같은 가격은 이달 한시적 프로모션이 아닌 향후에도 지속될 예정이다.

하지만 당장 지난달에 재규어 XF를 구매한 일부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280만~300만원 높은 출고가를 적용받았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10주년 기념 가격인하 정책을 사전에 알았다면 구매시기를 늦출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 새차 가격이 인하되면 기존 고객들이 향후 중고차로 내놓았을 때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중고차값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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