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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화시대의 종언…경제도 혁명시대
홍길용의화식열전
주요국 금리 동반상승 추세
국내시장 대외변수에 취약
원화비중 축소, 빚도 줄여야
독보적 주식, 은행주 관심도


주역(周易) 64괘(掛) 중 49번째는 혁(革)이다. 태괘(兌卦)와 이괘(離掛)가 겹쳐 못 가운데 불이 있는 택화(澤火)의 모습이다. 상극인 물과 불이 어울려 있으니 현상을 뒤집는 승부를 걸면 길한 괘다.

주역은 하늘과 땅이 바뀌어 사계절을 이루듯, 주나라를 세운 무왕(武王)이 은(殷)나라를 멸망시킨 것은 ‘하늘의 뜻’(革)에 따라 ‘사람들의 요청’(命)에 응한 것이라 적고 있다. 혁명의 어원이다. 영어 ‘revolution’은 ‘회전하다’ 또는 ‘반전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revolutio’에서 비롯됐다. 동서양을 종합하면 짐승이 계절에 따라 털갈이를 하듯, 회전하는 자연의 섭리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다.

혁명은 정치·사회 용어로 주로 쓰이지만, 사실 정치·사회와 경제는 동전의 양면이다. 또 ‘혁명적’이라고 표현을 바꾸면 ‘혁명’의 뜻은 다양하게 응용된다.

지난해 11월 7일 도널트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15일 이뤄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혁’괘다. 트럼프의 당선은 신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세계화(Glovalization)’ 시대의 종언이며,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은 비정상적 통화정책의 반전이다. ‘혁’ 괘에 해당되는 만큼 격변의 시작이며, 치열한 갈등이 불가피하다. 무역전쟁과 통화전쟁의 새 패러다임은 힘과 힘이 부딪히는 철저한 약육강식이다. 방심하면 예상치 못한 후폭풍에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금리 오름세는 미국의 일 뿐만 아니다. 유로존 역시 금리인상 압력이 강하다. 일본도 중국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엄청나게 통화량(본원통화)을 늘렸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마이너스 금리가 등장할 때까지 돈을 풀었지만 효과가 더뎌 ‘유동성 함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폭락했던 원자재 가격의 회복이 겹치면서 꿈쩍도 않던 인플레이션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미국은 이미 통화량 흡수에 들어갔고, 유로존도 유럽중앙은행(ECB)이 확장적 통화정책을 사실상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도 무분별한 대출팽창을 막기 위해 금리를 높이는 추세다.

트럼프의 보호무역 공세 역시 각국의 통화강세, 즉 금리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아무리 얄미워도 아직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발행하는 경제·군사부문 세계 최강국이다.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만해도 국내 금리는 한국은행 변수가 가장 컸다. 지금은 경제가 더 개방되면서 외국인 영향력도 엄청나다. 현물채권 뿐 아니라 선물시장과 외환시장을 통해 국내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건드리지 않아도 시장금리는 얼마든지 오를 수 있다.

무역전쟁도 우리는 가장 불리하다. 대미 무역흑자 상위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힘이 가장 약하다. 그런데 독일, 일본에 대해서는 우리도 무역적자다. 그나마 최대 흑자국인 중국과는 고고도미사일방위체계(THAAD) 문제로 갈등 중이다. 중국은 미국과 가장 대립각을 세우는 나라인 점도 부담스럽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읽는 게 중요하다. 경제가 약하면 통화가 약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락가락이지만, 추세는 평가절하다. 금리도 우상향 할 가능성이 크다. 달러를 사고, 빚은 줄일 때다. 무역전쟁을 이길만한 실력을 갖춘 회사 주식을 사거나, 위험노출을 줄여 금리가 오를 수록 돈을 버는 구조가 최적화된 은행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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