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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들에 ‘탄핵 갈등’ 해소법 물어봤더니…
-“과격행동은 상실감이 가장 큰 원인”
- 역지사지가 유일한 해법일 수 있어
-“상실감, 최소 3개월ㆍ최대 1년 지속”
-“운동ㆍ여행ㆍ명상ㆍ남과 대화 도움”

[헤럴드경제=신상윤ㆍ손인규 기자]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이후 탄핵 반대 집회가 계속 과열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탄핵 무효”를 주장하며 취재진을 폭행하는 등 과격하게 행동했고, 이 과정에서 13일 오전 현재 집회 참가자 3명이 숨졌다.

이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이날 “지지자들의 과격 행동은 상실감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같은 마음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탄핵을 반대하는 측도, 찬성하는 측도 때로는 상대편의 마음으로 한번 바꿔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해법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집회에서 벌어진 일부 과격 행동과 관련, “상실감이 원인”이라며 “탄핵 찬성ㆍ반대 측 모두 역지사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인용 발표를 하자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하던 시민들이 오열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안석균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현실, 상실감을 부인하며 저항하는 행동”이라며 “앞으로 당분간 대통령을 찾겠다며 (서울)삼성동 사저 인근으로 지지자들이 몰려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지자들의 분노가 사라지려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 “우선 잠을 잘 자고, 자신의 상실감을 정상적이라고 받아들이면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통해 풀어야 한다. 탄핵 찬성 측, 반대 측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역지사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틀리다’고 지적하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병철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지자들 스스로 자신이 옳다고 집착해 네 편 내 편을 가르다 극단적 행동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상은 좌우처럼 정확히 구분돼 있지 않다는 것, 즉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해법”이라며 “마음을 추스리는 데 3개월가량 걸린다. 극단적 생각을 피하기 위해 여행을 통해 색다른 환경에서 마음을 정리하고 뉴스는 덜 접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정선용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도 “우리나라 사람 상당수는 토론 문화가 부족해 ‘옳다’는 ‘좋다’, ‘그르다’는 ’싫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기(氣)가 올라와 화를 내는 비등점이 치솟아 있는 사람이 많다. 화병의 원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분노는 3~4개월가량 이어질 것”이라며 “생활 속에서 분노를 배출시키는 것이 좋다. 유산소ㆍ무산소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 저항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훈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장(오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지지자들이 공황 상태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집단 히스테리 같은 것이 있다”며 “이번 사안처럼 큰 이슈가 터지면 생계까지 팽개치고 몰두하는 경향이 있어 공황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술을 먹거나 극단적 행동으로 정신 건강을 해치지 말고, 일상생활의 리듬을 유지하며 운동과 명상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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