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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밑바닥에서’초심 찾기 나선, 연출계 히어로
창작뮤지컬의 성공신화 ‘프랑켄슈타인’만든 왕용범 연출 10년만에 재공연…“알찬 선물세트 같은 작품, 시즌2 관객몰이 기대되네요”

한국 창작 뮤지컬 라운드1의 최종 승자를 꼽으라면, 많은 이들의 그의 이름을 떠올릴 것이다. 지난 2014년 직접 극작하고 연출해 첫 선을 보인 ‘프랑켄슈타인’으로 국내 누적관객 24만 이상의 엄청난 흥행을 이끌어낸 것은 물론, 지난 1월 일본 진출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명실공히 최고 히트작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한 인물. 최근 국내 뮤지컬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극작가 겸 연출가 왕용범(43)이다.

국내 창작 뮤지컬의 역사는 ‘프랑켄슈타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평가까지 생길 정도니 그 위력을 가늠할 만하다. 그런 왕 연출이 2005년 초연 이후 10여 년 만인 올해 그의 또 다른 창작 뮤지컬인 ‘밑바닥에서’를 재공연한다. 그는 “여태껏 내가 했던 뮤지컬들의 원형이며 왕용범의 날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나에게는 ‘프랑켄슈타인’이상으로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왕용범 연출은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뮤지컬 ‘밑바닥에서’를 재공연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고전을 새로운 관점으로 각색하는 그는 ”원작을 쓴 극작가 막심 고리키와 나의 콜라보레이션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박남희 기자/banami@newsculture.tv


지난 10년간 그가 다짐한 목표는 대극장에서 인정받는 연출가가 되는 것이었다. 그동안 ‘삼총사’ ‘잭 더 리퍼’ ‘로빈 훗’ 등 수많은 라이선스 뮤지컬의 흥행을 이끌고, 창작극인 ‘프랑켄슈타인’이 성공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그는 “이전의 10년이 저를 보여주고 확증하며 성공하기 위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10년은 내가 원하는 제작 환경에서 좀 더 훌륭한 작품을 펼쳐나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는 8월 뮤지컬 ‘벤허’를 시작으로 앞으로 10년 치 라인업을 이미 짜두었고, 매해 차근차근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과거와 미래의 중간 지점에 놓인 왕 연출은 ‘초심’을 떠올렸고, 첫 마음을 회복하기 위한 뮤지컬로 ‘밑바닥에서’를 선택했다. 2005년 소극장 뮤지컬로 첫 번째 성공을 안겨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춤추고 노래하며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쇼 뮤지컬이 대세였던 당시에 그가 비극으로, 그것도 미국이나 영국이 아닌 러시아의 희곡을 바탕으로 공연을 만든다고 했을 때 모두가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강한 울림을 가진 작품의 가능성을 믿었고, 많은 관객들이 그의 생각에 응답해주었다.

왕 연출은 이번에 공연되는 ‘밑바닥에서’에 대해 “제목만 봐서는 배우들이 바닥에 앉아 인생을 푸념하는 내용일 것 같은데, 굉장히 거칠고 액션도 많고 에너지 소모가 큰 다이내믹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소극장 무대에서 하는 작은 규모의 공연이지만 사랑, 욕망, 음모, 행복, 슬픔, 좌절, 환희가 모두 뒤섞여 그 어떤 큰 공연보다 알찬 ‘선물세트 같은 뮤지컬’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밑바닥에서’의 가장 큰 절망 요소는 희곡이 쓰였던 당시 러시아 민중의 삶이 그랬듯 가난이에요. 그런데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은 가난보다는 인간 내면의 밑바닥에 대해 다뤄요. 물론 저 역시 굉장히 어려웠던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더 이상 가난만으로 밑바닥을 논하는 건 시대착오적인 것 같아요. 그 대신 노력하고 싶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그럼에도 나를 절망으로 밀어 넣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요. 요즘 사람들 중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노력해도 깰 수 없는 벽들이 생기고, 그 벽들이 더 높아져서 한숨짓게 만드는, 그런 내면의 밑바닥을 조명하는 것이죠.”

‘프랑켄슈타인’을 마지막으로 국내 창작 뮤지컬 시즌1은 막을 내렸다. 앞으로 새롭게 맞이할 시즌2에서는 지난 공연들과는 다른, 더 발전된 작품이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왕 연출은 “어떻게 보면 라운드1의 최종 승자로 불리며 많은 질투와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나의 성공은 함께 눈물과 땀으로 수많은 밤을 지새운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오히려 혼자 손가락질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의 노력을 생각하면 라운드2의 최종 승자 자리도 양보할 수 없고, 더 열심히 해서 이보다 더한 비난과 질투도 감내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밑바닥에서’는 최우혁, 김지유, 서지영, 이승현, 박성환, 안시하, 김대종, 조순창 등 출연. 오는 5월 21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 블루에서 공연. 전석 6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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