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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탄핵심판 선고]“기존 언론 못믿어”…유튜브 보는 60대 이상 반탄(反彈)층
-고령층, 유튜브ㆍ팟캐스트 등 新언론 플랫폼 적응
-전문가 “정규재TV 등 탄핵반대 ‘확증편향’ 욕구 충족”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스마트폰을 열어 유투브나 팟캐스트를 통해 동영상을 본다. TV 뉴스나 신문 등은 요즘 보기가 싫다보니 더 정확한(?) 정보를 얻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마음에 들거나 정보가 충분히 담겨있다고 판단되는 동영상이나 방송 프로그램은 카카오톡 채팅을 통해 주변 사람과 공유한다. 이 같은 모습은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20~30대 젊은층의 모습이 아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하는 단체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60대 이상 시위 참가자들의 모습이다.

과거 20~30대 젊은층의 정보수집 및 소통방식으로 일컬어지던 유투브와 팟캐스트,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이번 박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는 60대 이상이 주요 참가자로 구성된 탄핵 반대 단체의 정보공유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고령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정규재TV’ 홈페이지 모습. [출처=각 채널 홈페이지 캡쳐]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최종결정일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는 탄핵 기각ㆍ각하를 주장하는 친박ㆍ보수단체 회원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현장에서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최근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통로로 유튜브와 팟캐스트, 카카오톡과 같은 SNS를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수십년간 애용하던 신문과 지상파ㆍ종합편성방송 등에 대한 불신은 매우 깊은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기성 언론들이 ‘좌편향’됐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탄핵반대를 외치며 1인 시위 중인 복모(65ㆍ여) 씨는 “매주 주말 시청 광장에 나오는 태극기가 정말 많은데 방송과 신문에서는 의도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며 “지금은 애국자들이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보여주는 방송이 현장을 더 바르고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보수단체인 행주치마 의병단의 한 회원은 “기성언론들은 촛불을 띄워주고 의도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해코지하는 거짓말 선동무리”라며 “거짓 선동된 내용을 그저 받아쓰기나 퍼다나르기, 베껴쓰기만 하는 기성언론은 믿을 수 없어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매체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인기가 높은 유튜브 채널은 ‘신의 한 수’, ‘정규재TV’, ‘석가모니’ 등이다. 이 가운데 ‘신의 한 수’는 최근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가 출연해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자택주소와 단골 미용실, 슈퍼마켓의 상호를 공개하며 논란이 일었고, ‘정규재 TV’는 박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실으며 이름을 알렸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며 고령층도 과거에 비해 능숙히 기기를 다루게 된데다 정보 검색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고령층을 위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클릭만 하면 바로 연결되도록 메시기가 유포되다보니 해당 유튜브나 팟캐스트 채널에 대한 고령층의 접근성이 높아졌다”며 “고령층이 평소 듣고 싶어했던 편향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해당 정보를 믿게 만들고, 결국 그것을 통해 여론을 움직이려는 의도에서 시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유튜브와 팟캐스트 등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는 새로운 현상을 보다 쉽게 받아들이는 20~30대 사이의 정보수집과 소통을 상징했다. 지난 2011년에는 팟캐스트 프로그램 ‘나는꼼수다’ 등의 인기를 바탕으로 젊은층의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는 등 현실 정치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고령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정규재TV’ 홈페이지 모습. [출처=각 채널 홈페이지 캡쳐]

이 같은 현상이 전 연령층에 걸쳐 나타나게 된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디어 플랫폼의 다양화로 정보 수집 수단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엔 TV나 신문 등으로 정보를 생산하는 통로가 한정됐던 데 비해 최근엔 유튜브와 SNS 등의 발달로 정보를 생산하거나 배포할 수 있는 문턱이 그만큼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 플랫폼이 다양해지다보니 본인들이 생각하는 가치관과 부합하는 내용만을 보고 믿으려는 ‘확증편향’ 욕구 역시 충족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며 “현재 탄핵반대측 시민들이 유튜브와 팟캐스트 등에 집착하는 것은 정보 생산자 및 출처의 정확성을 따지기 보단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강화시켜줄 수 있는 정보가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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