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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념일과 통계] 유리천장 깨뜨리기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헤럴드경제] 지난해 국내에서 개봉해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해준 영화 <서프러제트 Suffragette>는 1800년대 말에서 1900년 대 초 영국에서 벌어진 여성참정권 운동을 소재로 하고 있다. ‘서프러제트’는 참정권을 의미하는 영어 suffrage에서 파생한 단어로 ‘여성 참정권 운동가’를 뜻한다. 평범한 여성이자 엄마, 아내였던 주인공이 어떻게 ‘서프러제트’가 되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성 참정권 운동이 일어난 영국에서는 1928년에 이르러서야 전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이 부여되었다. 1870년 흑인 노예에게 참정권을 준 미국에서 여성의 참정권이 인정된 것은 반 세기가 지난 뒤인 1920년이었고, ‘인권선언의 나라’ 프랑스에선 1946년에야 비로소 여성 참정권이 법률로 보장되었다. 스위스에서는 1971년, 사우디아라비아는 2015년이 되어서야 여성이 투표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여성참정권이 인정되었다. 


참정권이 일찍 부여된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지위와 남녀 평등 수준은 꾸준히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통계청의 <2016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보면 우리나라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2015년 기준으로 74.6%로 남학생(67.3%)에 비해 7.4%포인트나 높았다.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2015년 기준 51.8%에 머물러 있어, 73.8%인 남성보다 22%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동시장에서 성별 격차는 여전해 보인다. 여성의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2015년 기준으로 49.9%로 남성(71.1%)에 비해 여전히 21.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남성 대비 여성의 월평균 임금수준도 62.8%에 그쳤다.

오늘(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정치적 평등권 쟁취와 노동조합 결성,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해 1910년대부터 기념해오다 UN이 1975년에 공식 지정한 기념일이다.

여성 참정권 운동과 세계 여성의 날이 만들어진 지 100년이 훌쩍 지났다. 당시의 여성들, 또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의 삶에 비해 지금 여성의 권익은 크게 신장되었고 남녀차별도 완화되었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성공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의 두께는 이처럼 얇아졌지만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이 유리천장이 완전히 깨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정규남 통계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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