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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드에 몸낮춘 ‘중국인’…부동산 투자 위축 우려
관광객 감소→매출 감소 악순환
잠실 롯데월드타워·제주 영향권
탄핵정국 맞물려 장기화 가능성


“상권 공실이 크게 증가하진 않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매출 감소로 폐업을 고민하는 업주들은 많아졌다.” (제주시 J공인 관계자)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가 결정된 뒤 중국의 경제보복이 현실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서울 주요 상권의 임대료 하락과 랜드마크 수익형 부동산 투자상품의 위축, 제주도 토지거래 감소 등이 근거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관내 중국인이 보유한 토지 면적은 작년 말 기준 총 19만3557㎡로 2년 새 34% 증가했다. 다른 나라 외국인들의 서울 토지 투자가 주춤한 사이 중국인들이 4만9210㎡의 땅을 사들인 셈이다.


‘토지 쇼핑’에 나선 중국인의 감소가 수면 위로 떠오르진 않았지만, 주요상권의 침체는 현실이 됐다. 관광객 감소로 매출이 줄어든 탓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정보를 살펴보면 명동과 남대문시장이 속한 서울 종로구 상권 활성화지역 1층의 월 임대료(이하 ㎡당)는 전 분기 대비 -3.5%(1193원) 하락했다.

이른바 ‘제주 속 중국’이라고 불리던 제주도의 바오젠거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제주시 상권 활성화지역 1층 월 임대료는 전분기 대비 -0.8% 하락했다. 지하(-1.6%)와 2층 이상(-2.2%)의 하락 폭은 더 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탄핵정국과 맞물려 중국의 경제보복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며 “중국 입장에선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제한을 두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중국의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랜드마크 수익형 부동산도 위축됐다. 롯데가 123층 높이로 짓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내 주거용 오피스텔인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대표적이다. 현재 동ㆍ호수의 예약만 받아 분양률을 집계하기엔 이르지만, 중국인 투자자의 발길은 눈에 띄게 줄었다. 주요 고객인 중국의 부유층이 정책에 민감한 탓이다. 분양 관계자는 “지난해 북경ㆍ상해에서 진행한 홍보 이후 다수의 투자자가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지만, 사드 이슈가 불거진 이후 일정을 미루는 이들이 늘었다”면서 “개인 투자자는 간혹 오지만, 확실히 지난해보다 분위기는 기대 이하”라고 말했다.

오는 23일 분양을 앞둔 제주드림타워도 조용한 분위기다. 수익률을 우선하는 투자상품에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홍보 관계자는 “중국인 투자자와 관광객에 기대는 부분이 많아 사드 이슈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고 상품의 특장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견본주택에서 예약과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완판 속도를 올리는 등 다양한 대책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개인이나 소규모 법인의 투자는 아직 영향이 미미하지만, 이슈가 오래될수록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중국인 관광객에 치우친 마케팅에서 벗어나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관광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찬수 기자/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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