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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고기가 아이보다 똑똑하다?…물고기에 관한 오해
똑똑하다고 소문난 영장류와 물고기 청소놀래기에게 문제를 냈다. 피자 조각 두 개를 놓고, 왼쪽 것은 앞으로 2분 동안만 먹을 수 있고, 오른쪽 것은 언제나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설계에서, 왼쪽 것을 먹어야 된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챈 동물은 누구였을까? 바로 청소놀래기였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같은 실험에서도 물고기는 어린이 보다 더 빨랐다.

이 실험은 멍청하고 기억력은 3초에 불과하다는 물고기에 덮혀 씌여진 누명을 벗겨주기에 충분하다. 물고기는 오래 전, 진화를 멈춘 미개하고 원시적인 동물로 인식되지만 동물행동학 박사 조너선 밸컴에 따르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밸컴 박사는 ‘물고기는 알고 있다’(에이도스)에서 물고기들이 시각과 후각, 촉각, 미각 등 놀라운 감각을 갖고 있고, 여느 영장류를 능가하는 지각력, 인간 사회를 방불케하는 물고기 사회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고기에 관한 오해 중 하나는 한 번 걸린 낚싯바늘에 또 걸린다는 점인데, 이유는 멍청함과는 좀 다르다. 저자에 따르면, 굶주린 물고기는 통증을 느끼더라도 배고픔을 참을 수 없다. 통증을 망각하고 미끼를 덥석 무는 건 식욕이 통증의 트라우마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환경이 너무 불확실하다보니 먹이를 보면 일단 확보하는 것이다. 배가 꽉 찬 상태에서도 먹는다. 굶어죽기 보다는 미끼를 무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저자는 ‘물고기의 3초 기억력’에도 반론을 제기한다. 이를 반증하는 연구사례가 바로 ‘갈고리 기피증’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잉어와 강꼬치고기는 최대 3년, 큰입배스는 6개월 동안 갈고리 기피증을 겪는다.

이 정도만으로도 물고기의 세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꽤 다르다. 책은 물고기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인간과 아주 많이 닮아있다는 놀라운 실상을 보여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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