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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드 독배’ 마신 롯데 “중국이 무서워”
사드부지 제공 여파 명약관화
中 불매운동 벌일까 전전긍긍
3월15일 ‘소비자의 날’이 분수령


“면세점 매출은 중국 관광객에 크게 의존하고, 이는 롯데에 악몽으로 바뀔 수 있다.”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이 각종 조사를 자주 받을 수 밖에 없고 비관세 장벽에도 부딪힐 수 있다.”

롯데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성주 골프장을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하기로 한 데 대한 중국 언론의 강경한 반응이다. 이에 관광, 면세점, 화장품 등 관련업계도 중국 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롯데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는 안건을 확정했다. 국가 안보상 불가피한 조치를 내렸지만 중국의 보복 가능성에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 같다. 사진은 2011년 6월에 오픈한 텐진 동마로점.

특히 롯데 입장에서는 국가 안보상 불가피한 조치를 내렸지만 중국의 보복 가능성에 벌써부터 근심이 가득하다. 이미 중국은 관영 언론 등을 통해 사드 배치시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실제 지난해에는 롯데 성주골프장이 사드 부지로 결정된 뒤 중국은 롯데 계열사 중국 사업장에 대해 점검을 벌였다. 롯데가 선양에 짓고 있는 테마파크 롯데월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소방 점검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있다.

롯데의 중국내 매출은 연간 3조원이 넘는다. 또 지난해 롯데면세점이 6조원으로 사상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었는데 매출의 70%이상이 중국인이 차지했다.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될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들은 28일 “현재로서는 외교적 마찰을 우려, 중국 당국의 직접적인 보복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언론과 단체들의 여론몰이로 불매운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불매운동의 형식으로 보복이 일어날 경우 한중FTA 위반으로 중국정부에 항의할 수도, WTO에 제소할 수도 없는 타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특히 3월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이 임박하면서 긴장감이 역력하다. 중국 소비자의 날은 중국내 외국기업들에 공포의 대상이다. 관영CCTV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완후이(晩會)’ 때문이다. 완후이는 주로 특정제품이나 서비스의 불량, 속임수 사실을 집중 조명하는데 최근 수년째 해외 브랜드가 공격대상이 됐다.

이에 롯데도 ‘소비자 고발’, ‘불매운동’이 있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관계자는 “롯데가 소비자의 날 전후로 현지 언론 등에 오를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롯데 불매운동’이 벌어질까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롯데는 1994년 중국 진출 이후 10조원이 넘는 금액을 중국에 투자해 왔다. 또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유통ㆍ화학ㆍ관광 등 24개 롯데계열사가 중국에서 사업중이며, 현지에 모두 2만여명에 이르는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중국서 추진 중인 복합몰 건설 프로젝트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당국이 고의로 규제에 나서면서 인허가 과정에서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롯데자산개발 등 계열사 7곳이 참여하는 대규모의 중국 프로젝트인 롯데월드 선양ㆍ쇼핑몰ㆍ호텔ㆍ아파트 등을 모은 롯데타운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이며 중국 서부경제의 핵심지역인 청두에도 복합단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올 겨울 롯데월드 선양 공사가 중단된 것을 두고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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