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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 랩] 간호사수 인구 1000명당 5.2명…OECD 평균 절반수준
‘서울 vs 제주’ 25배 지역편차 극심
2015년 기준 입학자수 2만3642명
취업률 84% 불구 근무연수 5.4년
낮은 보수·열악한 근무환경 때문

#. 30대 박모 씨는 현재 동네 작은 의원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서울 상급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했던 10년차 베테랑 간호사다. 박 씨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자랑스러워 했지만 종합병원을 나온 이유는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고 나서다. 밤낮이 바뀌는 업무 환경으로 주변에서 유산이 되는 동료 간호사들을 많이 봐왔고 임신부라는 이유로 휴가를 쓰거나 힘든 근무에서 열외되는 경우가 많아 동료 간호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원이 충분하지 않다보니 한 명만 근무에서 빠지게 돼도 남은 동료들에게 업무가 과중되는 것이 반복됐고 결국 박 씨는 퇴사를 결정했다.

한국의 간호사수는 인구 1000명당 5.2명으로 OECD 평균(9.1명)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별 편차가 커서 서울의 인구수당 간호사수 비율은 0.25인데 반해 제주는 0.01로 25배나 차이가 났다.

최근 대한간호협회가 발간한 ‘통계로 본 우리나라 간호사 배출 현황과 개선 방안’에 따르면 한국의 간호사는 이처럼부족 현상이 심각했다.


▶5년전부터 간호학과 입학정원 2만명 시대=최근 10년간 간호학과 입학정원은 2006년 1만1147명에서 조금씩 늘다가 2010년 1만4385명으로, 다시 1년 뒤인 2011년 1만9731명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2012년부터 2만명을 넘어 2015년 입학자수는 2만3642명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지역(2339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1636명), 경남(1454명) 등의 순이었다. 울산(400명), 제주(320명) 등은 꼴찌권이었다.

이에 전국 간호교육기관 수도 크게 늘었다. 2006년 127개였던 교육기관 수는 2015년 203개로 76개 대학에 간호학과가 새로 신설됐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2008년부터 간호사가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간호학과가 신설됐고 기존 대학에서도 입학정원을 크게 증원되는 정책이 정부주도로 추진됐다”고 했다.


▶지역별 인구 대비 간호사수, 최대 25배 차이
=간호인력은 전체적으로 늘었지만 지역별 인구수 대비 활동 간호사수의 비율은 지역에 따라 최대 25배나 차이가 났다.

서울은 인구수(996만4291명) 대비 간호사수가 4만4922명으로 비율은 0.25로 가장 많았다. 반면 가장 적은 제주의 경우 인구수(63만8199명)에 비해 활동 간호사수는 2374명으로 비율이 0.01에 불과했다. 경기지역은 인구수(1266만6278명) 대비 간호사수 3만2848명으로 0.18 비율이었다. 


▶간호사 인력 수준, OECD 절반 수준
=간호사 수의 지역별 편차 문제와 함께 간호사 부족 현상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간호사 인력수준을 말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지표인 인구 1000명당 활동간호사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5.2명이었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9.1명)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스위스와 덴마크 등은 15명을 넘어 우리와는 3배나 차이가 났다.

짧은 간호사의 근무 연수(평균 5.4년)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간호학과 3~4년제 졸업자의 84.4%가 취업할 정도로 취업률은 높았지만 과중한 업무량, 낮은 보수,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으로 인해 근무를 지속하는 간호사는 많지 않았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 부족문제는 우리나라만 겪는 문제는 아니지만 보다 심각한 문제는 지역간 불균형 문제”라며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인이 농촌에서 도시로, 소득이 낮은 지역에서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며 나타나는 불균형의 문제는 단순히 간호사 공급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고 원인을 파악해 다양한 관점에서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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