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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해운 정리매매①] ‘역대급 정리매매’ 소액주주만 40%… ‘막장 거래’ 될까
- 거래제한폭 없어 ‘폭탄돌리기’ 우려
- 역대 정리매매종목 주익률 -85.4%
- 소액주주만 40%… ‘한탕주의’ 기승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대한민국 1호이자, 1위 해운사 한진해운이 23일 정리매매에 들어간다. 해운 대장주(株)에서 ‘동전주’로 전락하기까지 영욕의 세월을 보냈지만, 상장폐지를 앞두고 주어진 시간은 이날부터 단 7일이다.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리매매는 주가 상승제한이 없어 가격 등락폭이 크다는 점을 악용, 초단타 투기꾼들의 ‘한탕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 정지 이전까지도 주식회전율이 1800%에 달하는 등 ‘단타 매매’의 장으로 전락했던 한진해운이 정리매매마저 ‘폭탄 돌리기’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5일 만에 거래가 재개된 한진해운은 전 거래일(780원)보다 -56.15% 내린 342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초반 직전 종가보다 46.15% 내린 420원에 시초가를 형성해 ‘급락세’로 출발, 점차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일찌감치 개미투자자(개인투자자)들이 몰려 있는 주식투자 커뮤니티에서 한진해운은 ‘역대급 정리매매’로 불리며 ‘대박’을 노리는 초단타 매매꾼들의 표적이 됐다. 한진해운의 경우 소액 투자가 가능한 ‘동전주’이기 때문에 이러한 투기성 매매가 더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액주주만 5만3000여명으로, 총 주식의 40% 이상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통상 정리매매는 가격 상승 제한폭이 없어 한 번에 대거 시세 차익을 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쪽박’을 찰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말 그대로 올라가는 속도는 빠르고 ‘브레이크’는 없는 장세인 셈이다.

지금껏 정리매매에서도 ‘폭탄 돌리기’의 끝은 결국 ‘쪽박’으로 귀결됐다.

[사진=게티이미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하반기 이후 상장폐지 수순을 밟은 16개 종목의 정리매매 기간 수익률은 평균 -85.4%에 달했다. 이들 종목 중 일부는 정리매매 기간,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지만, 마지막에는 어김없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현재 정리매매가 진행중인 프리젠도 첫 정리매매일인 지난 15일 하루만 454.35% 올라 900원대 동전주에서 51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다음날 20% 가까이 급락한 뒤 전날까지 -63.72%가 빠져나가며 1000원대로 추락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말 회생보다 청산 가치에 무게를 두고 파산 절차를 밟았으나, 청산 우려에도 투자자 ‘손바뀜’으로 인한 주가 널뛰기 현상이 심해지자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난 1일에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나 2일 파산 절차 및 거래정지 공시에 -20% 가까이 급락, 7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진해운이 밟는 정리매매는 비상장사 수순이 아닌 청산으로 결국 주식이 ‘휴짓조각’이 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주요 자산 매각도 대부분 마무리된 데다 주주들은 채권자들보다 변제 후순위에 있어 얼마를 되돌려받을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다.

라성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주식시장부장은 “비상장사로 남는 경우나 청산 가치가 있는 종목이 아닌데도 일시적인 주가 변동을 이용해 이익을 보려는 투자는 무모하다”며 “정리매매는 상장폐지 기업 주주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으로, 투자자들이 참여할 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거래소는 또, “한진해운은 지난 17일부터 파산관재인이 선임되고 채권을 신고받는 등 파산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회사 채무를 완전 변제하지 않으면 주주들은 회사 재산을 분배받지 못하므로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진해운은 이날부터 3월 6일까지 7거래일 간 정리매매 후 다음 달 7일 상장 폐지된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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