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美 제치고 이민 선호국 1위
프랑스는 ‘불황·테러’로 엑소더스

순자산 100만달러 이상의 백만장자들이 가장 이주하고 싶어하는 국가는 호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산 조사업체 ‘뉴월드웰스’(New World Wealth)에 따르면 지난해 약 1만1000명의 전세계 백만장자들이 호주로 이주했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N머니가 보도했다. 이는 전년의 8000명보다 3000명 늘어난 수치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영국이 부자들의 이민 선호 지역으로 꼽혀왔지만, 최근 몇년 새 호주가 급부상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부자들이 호주로 몰려들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호주의 질좋은 의료서비스와 더불어 호주가 생활하고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리적으로 정정불안이 심한 중동이나 난민 위기를 겪는 유럽과 동떨어져 있는 점도 부자들의 호주행에 한몫하고 있다. 아울러 호주는 중국 한국 싱가포르 인도 등 신흥 아시아 국가에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거점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 부자들의 이민 선호국 2위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지난해 1만명의 해외 백만장자들을 끌어들였다.

뉴월드웰스의 앤드류 아모일스 조사 수석은 “우리는 미국의 새로운 리더십이 (이러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올해 미국은 부자들의 순 유입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3위는 캐나다로, 8000명의 백만장자들이 신규 유입됐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인들은 캐나다 남서부 밴쿠버를 선호한 반면, 유럽인들은 주로 동남부 토론토와 몬트리올로 향했다.

반면 부자들의 ‘엑소더스’(대탈출)을 겪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다.

지난해에만 1만2000명의 백만장자가 프랑스를 떠났다. 이로써 지난 2000년 이후 이 나라의 백만장자 순유출 규모는 총 6만명에 달했다. 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이는 종교적인 긴장과 경기 침체, 테러 공격 등의 여러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뉴월드웰스 관계자는 “범죄와 세금, 재정적인 문제들로 인해 백만장자들이 고국을 떠나고 있다”면서 “백만장자들의 이탈은 통화와 주식 및 부동산 등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려할만하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