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슈퍼 씨앗’ 시대다. 이름도 생소했던 씨앗들이 새로운 ‘슈퍼푸드’로 등극하며 한국인의 식탁을 바꾸고 있다. 미국 매체 푸드 내비게이터, 매쉬드닷컴, 슈퍼푸들리 등에 따르면 각종 씨앗 제품은 식물성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 비타민과 미네랄을 얻을 수 있는 식재료로 2017년 푸드 트렌드를 이끌어갈 식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미 국내도 ‘슈퍼씨앗’에 반했다. 작은 알갱이 안에 담긴 생명의 비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슈퍼씨앗 열풍으로 한국인의 식탁 지형도 역시 달라지고 있다.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등의 성분이 도정 과정에서 빠져나간 백미를 주식으로 했던 한국인의 식단에 도정하지 않은 슈퍼곡물들이 흰쌀밥이나 샐러드 위에 뿌려지고 있다. 한 견과류 협회 관계자는 “슈퍼씨앗 때문에 쌀 소비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물에 불리거나 볶아 먹는 슈퍼씨앗은 다른 음식에 섞어먹는 것이 기본인데, 양도 늘어날 뿐 아니라 포만감도 높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슈퍼씨앗은 대부분 식이섬유, 단백질, 오메가-3 등이 풍부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해마다 ‘핫’(HOT)한 식품으로 주목받으며 여전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슈퍼씨앗 3대장을 살펴봤다.
▶햄프씨드=일찌감치 타임지가 선정한 슈퍼푸드로 이름을 올렸다. 햄프씨드는 대마의 씨앗이다. 환각성분이 있는 대마씨의 겉껍질을 제거해 2년 전부터 일반 식품으로 유통되고 있다.
햄프씨드가 주목받는 것은 필수 아미노산 9종이 모두 들어있고, 오메가-3, 6, 9이 가장 이상적이 비율로 들어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오메가3. 6, 9을 1:3:1의 비율로 섭취하는 것을 이상적인 식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비율을 충족시키는 것이 바로 햄프씨드다.
고단백 식품으로 성장기 어린이, 청소년에게 좋은 아르기닌 성분이 풍부하다. 아르기닌 성분은 지방을 연소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데에 효과가 있다. 또한 햄프씨드엔 체내에서 형성되지 않거나 합성이 힘든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먹는 것으로 꼭 필요한 영양소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비타민E와 마그네슘이 다량 함유돼있어 심경 안정과 심장기능에 도움을 준다. 닭가슴살의 2.1 배, 두부의 3.9배에 달하는 단백질도 함유돼있다. 세포 생성 및 노화방지에 탁월하다.
▶치아씨드=세계적인 톱모델 미란다커의 해독주스 레시피로 더 유명해진 ‘슈퍼씨앗’이다. 치아씨드는 고대 마야인이 영양 보충을 위해 섭취한 식품이다. 최근 전 세계 트렌드로 각광받는 ‘고대곡물’ 겸 ‘씨앗’이다. 멕시코와 중남미가 원산지다.
치아씨드엔 오메가-3 지방산이 특히나 많이 함유돼있다. 지방 성분의 60%가 오메가-3로, 연어보다 더 많은 양이 함유돼있다. 심지어 연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치아씨드는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충분한 수분 공급에도 원활하다. 치아씨드는 자신의 무게의 27배까지 수분을 흡수한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리신, 알라닌, 프롤린, 알기닌 등의 우수한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선수들에게 안성맞춤인 식품이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단백질 대체재로도 각광받고 있다.
치아씨드는 특히 항산화력도 뛰어나다. 미국 농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산화방지제 함유량은 검은 치아씨드가 9800, 흰색 치아는 7000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마씨드=아마씨 역시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곡물의 하나다.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약용으로 복용한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식물‘이다.
아마씨는 여성을 위한 씨앗이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인 리그난 성분이 풍부하다. 다른 식물에 비해 많게는 800배까지 들어있다. 특히 천연 에스트로겐이 많기로 유명한 천연 에스트로겐이 석류의 441배, 참깨의 45배나 들어있다. 여성호르몬 수치 조절에도 탁월하다. 갱년기 여성들을 위해 안성맞춤일 뿐 아니라 여성들의 피부 트러블에도 효과를 보인다. 리그난은 항암물질로 종양을 억제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아마씨는 또한 나트륨을 배출하는 칼륨 성분도 풍부해 혈압이 높고 부종이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심지어 아마씨는 모든 식물 중 오메가-3 지방산의 함량이 가장 높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고등어의 44배에 달하는 양이 들어있다. 혈압을 낮추고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 탁월하다.
고승희 기자/shee@herala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