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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김정은 정권 교체론 나올만큼 싸늘한 국제사회 시선
김정남 암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김정은 북한 정권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이 싸늘하다. 백주 대낮에, 그것도 인파가 붐비는 국제공항 로비 한복판에서 피를 나눈 형제를 테러하는 잔혹성을 드러냈으니 그럴만도 하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정남 부검을 마쳤고, 현지 경찰이 사건의 전모를 수사중이라고 한다. 그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예상대로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 인위적인 김정은 정권 교체로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정남 사망 사건이 한반도 주변 정세에 한바탕 회오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당장 북한이 가장 우방이라고 생각하는 중국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북중관계의 급격한 냉각도 배제할 수 없는 조짐마저 보인다. 김정남 피살 소식이 전해졌는데도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들은 이상할 정도로 침묵하고 있다. 그만큼 북한의 예측 불가능성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태풍 전야의 고요함처럼 무거워 보인다. 그도 그럴 게 김정남은 사실상 중국이 신변을 보호해 왔다. 그런 김정남을 공개 테러했으니 곱게 받아들일리 만무하다. 가뜩이나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중국의 입장이 난처해졌는데 이번 사건까지 불거졌고, ‘중국이 모욕을 당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북한의 소행이 확인되면 이번 만큼은 중국도 그냥 넘어가지 못할 것이다. 돌발 상황에 대비해 북중 국경에 중국 인민군을 증파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 역시 경색 초래가 불가피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김정은과 햄버거 회담을 할 수 있다”며 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일로 그 가능성은 물 건너 갔다. 신형 탄도미사일 도발과 김정남 암살로 미국은 더 이상 김정은을 정상적인 협상 파트너로 여기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김정남 피살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수록 북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압박 강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그 대열에 중국마저 가세할 경우 궁지에 몰린 북한은 어떤 도발을 감행할지 모른다. 안보태세를 강화해 만일의 사태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 사회 내부의 결속이다. 대통령 리더십마저 실종된 혼란한 상황이라 더욱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당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당론을 재검토하기로 한 것은 적절하고 다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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