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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누적흑자 20조 넘어도 보장률 제자리걸음인 건보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이 20조원을 넘어섰다. 건보공단의 2016년 재정결산 결과, 총수입 55조7195억원, 총지출 52조6339억원으로 3조856억원의 흑자를 기록함으로 누적흑자 규모가 20조656억원에 달한다는것이다.

이런 대규모 흑자에 대해 정부는 5대 암 무료검진사업 등이 효과를 내면서 입원비 및 암 급여비 증가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하지만 보험료 수입의 증가와 2015년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건강증진기금에서 들어오는 담배부담금이 늘어난 게 주요인임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직장인이 부담하는 건보료는 월보수액기준으로 2011년 5.64%에서 매년 올라 지난해엔 6.12%나 됐다. 게다가 2015년 건보 재정의 수입 증가율은 7.4%인 반면 지출 증가율은 5.7%에 그쳤다. 건보 공단이 살림을 잘해 쌓인 돈이 아니라는 얘기다.

직장인의 유리지갑을 짜내 곳간을 풍족하게 만들었음에도 현재의 건보 보장률은 63% 수준에서 몇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OECD 평균 80%에 한참 못미친다.

한술 더 떠 미래는 더욱 어둡다. 수년내 적자전환은 거의 기정사실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증가로 노인진료비는 급증하는데 저출산의 영향으로 보험료를 낼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부는 저소득층은 덜 내고, 고소득층은 더 내는 방향으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추진중이다.

도대체 오리무중인게 건강보험의 미래다. 연간 수조 원씩 흑자가 쌓여도 국민의 건보료 부담은 해마다 가중되고 의료보장의 수준은 그대로인 상황을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미룰수는 없다. 그것이 자체 노력으로 건보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길이라면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득 파악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다. 지금도 지역가입자의 50%는 소득이 전혀 없고 25% 이상은 연소득 500만원 미만이다. 빈곤 계층과 거짓 신고가 공존한다는 얘기다. 정확한 소득파악과 건강보험료 부과야 말로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한 첫걸음이다. 게다가 그건 불평등과 불합리의 개선점이다. 그게 전제돼야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다.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의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작지않은 부분이다. 현재 건보의 수익률은 2%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7대 사회보험 중 가장 낮다. 자산운용의 체계화 전문화가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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