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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구제역 확진, AI 초동대처 실패 반면교사 삼아야
올 겨울 첫 구제역 발생이 확인됐다. 충북 보은군의 한 농장에서 젖소 유두에 수포가 형성되는 등 구제역 감염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정밀 검사한 결과 확진 판정이 난 것이다.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아직도 종식되지 않았는데 구제역까지 발생했으니 여간 큰 일이 아니다.

방역 당국은 손이 열개라도 모자랄 비상상황이다. 현재 가동중인 AI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제역ㆍAI’ 수습본부로 통합하는 고육책까지 나올 정도다. 그 고충은 충분히 이해 하지만 구제역 피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초기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10년 구제역 파동으로 350만마리의 소와 돼지가 살처분되는 등 3조원의 피해를 입은 악몽이 지금도 생생하다. 초동 대처 실패로 치른 대가는 이렇게 치명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 확진과 함께 위기관리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반경 3㎞내 우제류 농장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 또 해당 농장에서 기르는 젖소 195마리에 대한 살처분도 모두 완료했다. 매뉴얼에 따른 것이기는 하나 즉각 초동 대처에 착수한 셈이다. 더욱이 지난해 10월부터 특별방역대책기간을 운영해 구제역 백신 항체율이 소 97%, 돼지 75%대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AI처럼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정해진 매뉴얼에 잘 따랐다고 해서 구제역이 순순히 물러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구제역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성 급성가축전염병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도 주요 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남아 순환하다 이 농장, 저 농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언제든 상존한다. 지금으로선 전국의 우제류 농장에 대한 백신 접종 및 관찰을 더욱 강화하는 게 최선이다. 아울러 백신 공급에 차질이 없는지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구제역 확산 차단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선 농장의 적극적인 협조와 노력이다. 빠짐없이 백신 접종에 참여하고 차량과 출입자 제한, 이동 중지 등 당국의 통제에도 잘 따라야 한다. 이번 겨울 우리는 양계산업의 근본이 흔들릴 정도의 AI 피해를 목도했다. 구제역 확산을 막지 못하면 국내 축산업 기반 자체가 무너질지도 모를 일이다. 농식품부는 모든 걸 다 건다는 각오로 구제역 방어에 나서 주기 바란다. 그게 AI 파동으로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자 존재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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