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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제 끝난 프로농구, 부활 열쇠는 ‘지역확장·팬심 돌리기’
수도권 5개팀·충청권은 아예 없어
지난시즌 103만 관중 15년來 최저
시청률 1위 자리도 배구에 내줘
세계화 가속 美NBA 본보기 삼아야


전반기를 마감한 한국프로농구가 22일 올스타전을 치렀다. 축제가 끝나자, 농구인들은 앞으로 프로농구연맹(KBL)이 관중마케팅, 전국화 등 할 일이 태산같다고 입을 모은다. 마케팅 능력 제고는 당장에, 수도권 과밀화와 충청 홀대 문제 해결은 이번 시즌 종료시점에 반드시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계 최고의 농구리그인 미NBA는 이미 단일국가 차원을 초월한 지 오래다. 토론토 랩터스라는 캐나다 팀이 있고, 각 팀에는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산재해 있다.


여기에 NBA 사무국은 세계화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프리시즌에 각 대륙을 돌며 시범경기를 선보였고, 피닉스 선즈가 영국에서 댈러스 매버릭스, 샌안토니오 스퍼스 등과 2경기를 소화했고, 최근에는 멕시코에서도 시즌 중 중립경기를 개최했다.

농구대잔치의 후광을 등에 엎고 출범한 KBL은 출범 당시 ‘전국구 스포츠’를 지향했다. 경인지역 3팀(수원 삼성, 안양 SBS, 인천 대우), 충청지역 2팀(대전 현대, 청주 SK), 강원지역 1팀(원주 나래), 호남지역 1팀(광주 나산), 영남지역 3팀(경남 LG, 대구 동양, 부산 기아)으로 전국을 커버했다.

20년이 지난 현재를 보자. 수도권지역이 5팀(서울 삼성, SK, 안양 KGC, 고양 오리온, 인천 전자랜드)이나 있다. 영남 3팀(부산 KT, 울산 모비스, 창원 LG)에, 강원(원주 동부)과 호남(전주 KCC) 각 1팀이고 충청권에는 아예 없다. NBA가 전 세계를 상대로 시장을 확대하는 반면 KBL은 이 좁은 한국 안에서도 심각한 지역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마케팅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예컨대 2013-2014시즌 이후 프로농구 관중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103만 관중은 지난 15년간 가장 적은 수치다. 아울러 겨울스포츠의 압도적인 시청률을 보이던 농구는 올해 시청률 1위를 배구에 내주고 말았다. KBL 자성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이다. 올시즌 프로농구 시청률은 배구의 절반도 안된다.

몇몇 구단이 KBL이 못하는 지역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호평을 받는다. LG는 2013년부터 시즌 개막 직전 연고팀이 없는 충남의 당진실내체육관에서 도민들이 보는 앞에서 친선전을 치르고 선물까지 주는 이벤트를 펼친다.

전주 KCC는 2013-2014시즌부터 시작해 매 시즌 2~3경기씩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정규리그 경기를 갖고 있다. 월명체육관은 프로 초창기 광주 나산과 광주 골드뱅크가 홈경기장으로 사용하던 체육관이다. 이후 광주 골드뱅크가 여수 코리아텐더로, 코리아텐더가 KTF(현 KT)로 바뀌며 군산에서 프로농구를 볼 기회가 없던 군산 농구팬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북 KCC’라는 별칭은 이렇게 생겼다.

프로농구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KBL의 분골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배성문 기자/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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