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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가 손뗀 싱가포르 유화업체롯데·한화 인수전 뛰어든 이유는
롯데케미칼·한화종합화학
‘주롱아로마틱스’ 예비입찰 통과
벤젠 등 방향족 시황 좋아져 반전


롯데와 한화가 싱가포르 석유화학업체 주롱아로마틱스(JAC)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주롱아로마틱스는 SK 등 국내외 기관들이 대규모로 투자했다가 지난 2015년 업황 악화로 공장 가동 4개월만에 문을 닫았던 곳이다.

23일 롯데케미칼과 한화종합화학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주롱아로마틱스 인수에 나서 구속력 없는(non-binding) 예비입찰을 통과했다.

두 회사는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공장 인수를 통해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사업 다각화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인수전에는 롯데와 한화 이외에도 중국과 일본 등 복수의 화학 업체가 뛰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회사가 불과 2년 전 파산했던 업체임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전의 흥행은 반전으로 평가된다. 주롱아로마틱스는 지난 2011년 SK종합화학ㆍSK건설ㆍSK가스 등 SK그룹 계열사 컨소시엄과 중국ㆍ인도 기업 등이 연합해 싱가포르 주롱섬에 세운 종합 석유화학업체다. 지난 2014년 9월, 파라자일렌(PX) 60만톤, 벤젠 45만톤, 혼합나프타 65만톤, 액화석유가스(LPG) 28만톤의 연간 생산능력을 갖춘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이 준공됐고, 장밋빛 기대 속 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공장을 가동한 그 시점부터 믿기 힘든 유가 대폭락이 시작됐다.

PX와 벤젠 등 방향족 제품을 주로 만드는 이 공장은 유가 폭락으로 업황 위기를 맞았다. 방향족 제품들은 원유를 분해할 때 나오는 납사를 재가공해 만들어지는데, 원료 가격이 크게 올라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공장은 가동 4개월 만인 2015년 1월 문을 닫았다. SK 컨소시엄도 뼈아픈 손실을 보고 손을 뗐다.

그러나 지난 해 PX와 벤젠 등 아로마틱 제품 시황이 크게 좋아지면서 다시 한번 반전이 시작됐다. 유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지만 제품 스프레드(원료ㆍ제품가격 차이)가 확연히 좋아진 것이다. 2015년 톤당 200달러에 머물던 PX 스프레드는 작년 8월엔 4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PX 스프레드가 40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황이 급격히 개선되자 법정관리 중이던 공장도 작년부터 재가동에 들어갔고, 국내외 석유화학 업체들이 군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인수에 성공하면 수직계열화로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작년에는 기존 사업 내실화에 방점을 찍었지만 올해는 사업 규모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종합화학은 인수업무 담당 태스크포스팀까지 구성하며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롱아로마틱스가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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