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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이 된 트럼포비아] 초불확실성에 투자자들 움츠렸다
-트럼프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은 방어모드, 현금 보유 늘려
-여과없이 쏟아내는 트윗, 투자자들 부정적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으로 본격적인 ‘트럼프 시대’가 개막하자 투자자들은 방어 모드로 돌아섰다. 이는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트럼프 랠리’와 대조적인 현상으로, 투자자들이 향후 펼쳐질 미국의 ‘무역전쟁’ 등을 주식시장의 강한 위협요인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 임박하자 투자자들이 방어적으로 변화, 현금 보유량을 늘리거나 주식시장 변동 가능성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발표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펀드매니저들의 올해 1월 현금보유 비율은 5.1%로 지난해 12월 4.8%과 비교해 0.3% 뛰었다. 이는 현금보유 비율 10년 평균치인 4.5%보다 높은 수치다.


투자자들은 향후 펼쳐질 미국의 무역전쟁과 중국 통화 평가 절하가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대선 직후 급등했던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대선을 앞둔 거래일 동안 2.8% 떨어졌다. 정보제공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11∼18일 일주일 동안 금융 부문에서 7억4900만달러(한화 8745억원)가 빠져나갔다. 지난 17주 동안 유입되기만 하던 자금의 흐름이 ‘유출’로 돌아선 것으로 투자자들이 트럼프발(發) 불확실성에 대비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려는 분위기가 반영됐다.

WSJ은 이같은 분위기가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본다기 보단 트럼프 취임 후 변화에 대비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선 트럼프 취임 후 미국과 전세계에 몰아칠 정치적 후폭풍과 이로 인한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미 자산운용사인 티로프라이스의 관계자는 “트럼프는 직업 정치가가 아니며 때문에 그의 정책과 그의 견해를 훨씬 더 예측할 수 없다”며 “예를 들어 그의 트윗이 대표적으로, (여과없이 쏟아내는) 트윗은 정치적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내내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자신의 트위터를 통한 의견 개진에 주력해왔다. 140자의 짧은 트윗을 통해 북핵문제나 이민문제, 의료보험제도, 국경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거침없이 의견을 쏟아내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출렁이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백악관 입성 후에도 자신의 개인 트윗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어, 트럼프의 트위터발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향후 몰아질 각국과의 무역전쟁도 투자자들에겐 대형 리스크다. 취임 직후 NAFTA와 재협상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TPP 탈퇴와 한미 FTA 등 무역협정의 손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관계자는 “우리는 트럼프가 오바마와 매우 다른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정책은 아마도 주식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인 20일에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강세로 출발했으나, 그의 취임 연설에서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선명히 드러나고 무역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오름폭을 줄여 0.48% 상승하는 데 그쳤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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