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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은 서툴지만…9살 한국 ‘빌리’는 누구?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최종 오디션
8개월간 주 6일 매일 7시간씩 훈련
7명 후보 중 4명 선발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시선을 한 곳에 고정하고 선 채, 발 끝만을 움직여 몸을 360도 돌리는 ‘스팟팅(Spotting)’은 시간이 지나 턴으로 발전하고, 이어 피루엣(pirouette), 마지막엔 고난이도 동작인 연속 그랑 제떼(Grand gete)까지 훌륭하게 성공시킨다. 앙다문 입술에 상기된 얼굴의 어린 발레리노는 마지막 동작이 끝나고 박수가 터져나오자 그제서야 살짝 미소를 보여줬다. 춤이 무엇인지, 발레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던 어린 ‘빌리’가 발레리노로 성장하는 그 과정이 이 짧은 동작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최종 오디션이 20일 서울 중구 뮤지컬 하우스에서 열렸다. 사진은 오디션 장면 중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올해 12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개막을 앞두고, 빌리를 선발하는 마지막 오디션이 후보의 가족들과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지난 20일 서울 중구 뮤지컬 하우스에서 열렸다. 오디션장에는 7명의 빌리와 9명의 마이클이 모였다. 모두 지난 8개월 동안 ‘빌리 스쿨’에서 훈련을 마친 이들이다. 사이먼 폴라드 해외협력연출은 오디션에 앞서 “지난 8개월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이자리에 선 16명은 한국 최고 수준이자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자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모인 총 16명의 후보 중 빌리 4명, 마이클 4명이 최종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최종 오디션이 20일 서울 중구 뮤지컬 하우스에서 열렸다. 사진은 오디션 장면 중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2000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동명의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원작으로 한다. 1984년 광부 대파업 시기의 영국 북부 지역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한 소년이 우연히 발레를 접하고, 발레리노의 꿈을 이루어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꿈을 위해 역경에 맞서 싸우는 어린 소년의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아름다운 음악과 춤을 만나 2005년 런던에서 뮤지컬로 탄생했다. 이후 2007년 호주 2008년 미국 브로드웨이에 소개되면서 세계적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에는 지난 2010년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 이후 7년만이다. 이번에는 오리지널 런던 공연의 레플리카 버전이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최종 오디션이 20일 서울 중구 뮤지컬 하우스에서 열렸다. 사진은 오디션 장면 중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어린 소년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만큼 캐스팅 과정도 특이하다. “발레를 잘 하는 소년을 뽑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빌리처럼 열정을 품은 아이를 뽑는다”는 사이먼 폴라드 연출의 설명처럼, 빌리는 뽑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에 가깝다. 

바로 ‘빌리 스쿨’을 통해서다. 이같은 시스템은 전세계 빌리 엘리어트 공연에서도 동일하게 운영된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최종 오디션이 20일 서울 중구 뮤지컬 하우스에서 열렸다. 사진은 오디션 장면 중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공연제작사인 신시컴퍼니는 ‘빌리 스쿨’을 운영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사옥을 개조, 2개의 연습실을 만들었다. 200여명의 지원자 중 16명만이 입학했고, 이들은 방과 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 하루 7시간씩 발레, 탭댄스, 스트릿 댄스, 아크로바틱, 현대무용, 필라테스, 보컬 등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16명의 후보는 한 가지 정도 주 특기는 있었으나, 다른 춤에 대해서는 경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혹독한 훈련과정을 거쳐 ‘빌리’와 ‘마이클’로 탄생하는 것이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최종 오디션이 20일 서울 중구 뮤지컬 하우스에서 열렸다. 사진은 오디션 장면 중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박명성 신시컴퍼니 예술감독은 “빌리 엘리어트는 뮤지컬과 연극의 요소를 고루 갖춘 어렵고 까다로운 작품”이라면서도 “지난 8개월간 날마다 발전을 보여준 빌리와 마이클 덕택에 작품의 완성도로 승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빌리 엘리어트는 스타가 필요하지 않고, 미래 스타를 키우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최종 오디션이 20일 서울 중구 뮤지컬 하우스에서 열렸다. 사진은 오디션 장면 중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이날 오디션을 통과한 4명의 빌리와 4명의 마이클은 이후 8월까지 빌리 스쿨에서 기본기를 더 다지는 시간을 갖는다. 8월부터는 뮤지컬의 공식 연습에 들어가며, 12월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무대에 오른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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