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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아이, 겨울 건강 체크리스트 ②] 춥다고 실내보호하면 근시 빨라진다
-추운 겨울 야외 활동↓… 햇빛 노출 시간도 줄어
-안구성장 속도ㆍ근시 발생ㆍ진행 속도도 빨라져
-“춥더라도 바깥 활동 늘리고 먼 곳 바라보게 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주부 조혜진(38ㆍ여) 씨의 초등학교 1학년 딸은 요즘 겨울방학을 맞아 오후 학원을 다녀올 때만 빼고 줄곧 자신의 방에 있는 PC와 거실의 TV에만 매달려 있는 편이다. 그런데 딸 아이가 자꾸만 앞으로 다가서 TV를 보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답답한 마음에 안과를 데려갔다가 딸의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는 것을 알았다. 조 씨는 “눈에 좋다는 것은 다 먹이고 관련 운동도 시키고 있다”며 “안경을 쓰지 않아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겨울방학은 여름방학과 달리 추운 날씨 탓에 어린이들의 야외 활동이 줄 수 밖에 없다. 문제는 햇빛 노출 시간이 눈 건강 관리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야외 활동이 줄어들 경우,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도 함께 줄어들어 안구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 안구가 커지면 근시의 발생ㆍ진행 속도도 빨라진다. 최근 들어 안과 학계에서 이와 관련된 논문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어린이 시력 관련 이미지.]

최근 근시 임상 시험 연구 그룹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여름에 아이들이 더 많은 실외 활동을 하며,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겨울에 비해 근시 진행이 더 느리게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연구진은 만 6~12세 어린이 358명을 대상으로 3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했으며, 반년마다 근시 진행률을 측정했다. 계절은 겨울(10~이듬해 3월)과 여름(4~9월)으로 나눠서 측정됐다. 연구 결과 연구 대상 어린이들의 근시 진행률은 여름보다 겨울에 더 증가했으며, 이러한 계절적 영향은 나이, 성별, 인종, 렌즈 타입 등 대부분의 조건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들어 어린 아이들의 근시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외부 빛에 노출되는 정도의 차이, 즉 야외 활동량의 차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야외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의 경우 근시 진행이 느려진다는 이야기다.

건양대 김안과병원 사시ㆍ소아안과센터의 김응수 교수는 “지난 몇 십 년간 어린이의 근시 발생률과 고도 근시 환자가 크게 증가했으며, 이는 연구 결과처럼 환경적 요인에 근거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휴대폰과 컴퓨터 사용으로 장시간 가까이에 있는 사물을 본다거나 학업에 몰두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런 요인들이 어린이의 근시 발생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는 여름방학이 길어 만 15~19세 학생들은 8월 말 또는 9월 초부터 이듬해 5~6월까지 등교하며, 이후 긴 여름방학을 즐길 수 있다. 날씨가 좋은 여름방학 기간에는 통상적으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고 책 읽기 등 가까이에 있는 사물을 보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

메사추세츠주(州) 보스턴에 거주하는 근시 학생들을 관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간 학습 시간은 학기 중 10시간에서 여름방학 기간 동안 1시간 내외로 줄어들었으며, 반면 야외 활동 시간은 8시간에서 19시간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여름방학 기간 동안의 근시 진행률은 더 낮게 나타났다.

이처럼 겨울철 아이들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을 권장하고, 책을 가까이에 두고 보는 실내 위주의 활동은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특히 9세 이하의 아이들이나 부모님이 모두 근시일 경우 가족력이 있을 수 있으므로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겨울방학을 맞아 실내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아이들의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겨울에도 일정 시간 이상의 야외 활동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 기기를 지나치게 장시간 사용하지 않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내에만 머무르지 말고, 숲이나 공원 등 넓은 공간에서 먼 곳을 바라보게 해야 눈의 피로가 가시고 시력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며 근시 예방법을 소개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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