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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D-2] 벌써부터 엇박자…모순된 트럼프 정책들의 향방은?
무역 전쟁 초래시 글로벌 무역 동반 하락 우려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선거 공약은 쉽지만 통치는 쉽지 않다는 것을 트럼프가 곧 깨닫게 될 것이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핵심 경제 정책의 모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및 감세와 동시에 재정 적자를 축소하겠다는 주장 등이 대표적인 트럼프의 모순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장관 내정자들도 벌써부터 트럼프의 핵심 정책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재정적자 줄인다면서 감세…모순된 경제 정책들=트럼프는 무역 적자를 줄이고,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법인세 등 세금을 감면하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국방, 안보 분야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예산을 매년 1%씩 줄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와 감세 정책 등으로 경제 성장 속도는 빨라지고, 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미국 기업들은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진다. 이는 무역 적자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NYT는 “트럼프는 느슨한 재정 정책(인프라에 대한 투자ㆍ감세)과 팽팽한 통화 정책(예상보다 빠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는데, 달러화는 강세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최근 트럼프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는 너무 강하다”며 “달러 강세로 인해 미국 기업들은 중국과 경쟁할 수 없고, 이는 우리를 죽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경제전망업체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가 WSJ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10% 상승할 때 향후 3년간 누적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8%포인트 더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취임 후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선거 기간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관세 45%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하지만 관세로 인해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미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글로벌 무역은 동반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무디스는 중국, 멕시코가 미국산 제품에 대해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무역 보복에 나설 경우 2019년말 미국 경제 규모가 4.6% 축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자리는 700만개 줄고, 실업률은 9.5%까지 오르며, 연방정부 적자 규모는 6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자극하면 북핵 문제 등 해결을 얻는 데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트럼프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의 목표인 법인세 및 최고 세율 대폭 인하, 세금 감면에 따른 혜택의 공정한 분배와 막대한 재정 적자 증가를 막는 일은 양립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자신이 연준 의장으로 있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실업률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재정정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공약 실현될까…장관 내정자들도 다른 목소리=트럼프가 선거 기간 내놓은 강경 정책들에 대해 주요 장관 내정자들은 벌써부터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에따라 트럼프 정책이 껍데기만 남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예를들어 트럼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겠다고 했지만,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는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TPP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당선 이후에도 러시아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이어갔지만, 틸러슨은 러시아를 ‘미국에 위험한 나라’라고 지목했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의 핵개발을 용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반면 틸러슨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국방장관 내정자인 매티스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판했던 트럼프와 다른 입장이다. 매티스는 “우리는 국제적 동맹과 안보 협력을 껴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는 나토에 대해 “한물간 조직”이라는 막말을 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도 무슬림 입국 금지 등 트럼프의 주요 공약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 내정자는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공약에 대해 “물리적 장벽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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