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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박 대통령에 “이정희 질문에 동문서답하라”…TV토론도 지시
[헤럴드경제=이슈섹션]최순실 씨가 지난 2012년 2월 진행된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당시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과 전략을 정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JTBC ‘뉴스룸’은 정호성 전 비서관 녹취파일 내용 중 일부를 공개하며 최순실이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당시에도 뒤에서 진두 지휘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2년 12월 1차 대선후보 TV토론회가 끝나고 2차 토론을 앞둔 12월 9일, 박근혜 후보측의 대책회의가 열렸다.

JTBC가 입수한 정호성 전 비서관 녹취파일에는 최순실 씨가 “이정희는 국회의원 몇 년 했어요?”, “그 부분 물어볼 거라고. 걔가 이정희가”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정희 후보의 공세에 맞서는 방안이 논의되는 자리로 파악됐는데 최 씨는 박 후보에게 “이정희가 완전 동문서답으로 자기 세일만 한 거잖아. 동문서답으로 대표님도 그렇게…”라고 한다.
사진=JTBC 방송 화면

박 후보는 “동문서답으로. 말 잘 들었다하면서 내 노동정책 얘기 하면 되고요”라고 답한다.

최순실의 지시에 박 대통령은 “동문서답으로. 그러니까 어젠다만 맞으면 하면 돼요. 거기서 한 마디만 걸치면 되거든요. ‘말 잘 들었다. 노동 정책에 대해서’ 이렇게 하면서 그 노동 정... ‘노동 문제 관심 많은데’ 하면서 내 노동 이야기 하면 되고요”라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진행된 2차 토론에서 이정희 전 대표가 학교 비정규직 문제를 꺼내자 박 대통령은 자신의 노동 공약인 ‘사내하도급법’만 언급했다.

이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은 해당 토론에서 “대선 완주 계획이 없으면서 대선 후보에게 지원되는 국고보조금 27억원을 받았다”라는 최순실의 발언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

2차 토론에서 박 대통령은 최순실의 지시대로 “대선 끝까지 완주할 계획 없죠? 처음부터 끝까지 나갈 생각 없으면서 27억원 받고”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정희 전 대표는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박근혜 후보를 떨어트리기 위한 겁니다. 저는 반드시 박 후보를 떨어트릴 것입니다”라고 웃으면서 답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도 박 대통령의 동문서답은 계속됐다.

이정희 전 대표가 전두환 정권에게 6억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박 대통령에게 비자금 아니냐며 세금은 냈냐고 질문하자 박 대통령은 “지난번에 답했다.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라며 답을 피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공격 멈추지 않자 박 대통령은 갑자기 “코앞에 닥친 일부터 해결하고 답해야 한다”며 “대선 끝까지 완주할 계획은 없죠?”라고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이처럼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토론에서 최순실이 지시한 대로 움직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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