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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젠 지진 위험국]지난해 지진 ‘최다ㆍ최강’…“경주 지진이 다른 단층도 자극”
-2.0 규모 이상 254회…경주 지진 제외해도 2배 증가
-학계 “여진 판정 기준 모호…횟수 등 다시 산정해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지난해 국내에 발생한 지진이 평년보다 5배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 지진으로 발생한 여진을 제외하더라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여서 전문가들은 “경주 지진의 여파로 다른 단층까지 활성화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여진 판단 기준이 모호해 여진 횟수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은 총 254회로 평년(47.6회)보다 5배 이상 발생빈도가 높다”며 “경주에서 발생한 여진을 제외해도 85회로 평년보다 1.78배 이상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상청은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은 총 254회로 평년과 비교해 5배에 이른다”며 “경주 지진의 여진을 제외하더라도 85회에 달해 평년 대비 1.78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진=기상청 제공]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총 34회에 달해 평년 평균치(9.4회)와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역 기상청과 시민 제보를 통해 산정한 유감지진 횟수도 지난해 55회를 기록해 예년 수치인 8.7회를 훌쩍 넘겼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주 지진 이후로 시민들의 신고와 제보 전화가 늘어 유감지진 횟수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크게 늘어난 지진 횟수에 대해 기상청은 “경주 지진의 여파가 다른 단층까지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주지진의 여파는 올해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용규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장은 “경주 지진의 여진을 제외하더라도 전국에서 지난해 발생한 지진 횟수가 평년치를 2배 가까이 넘어섰다”며 “경주 지진 때 발생한 에너지가 다른 단층까지 자극해 지진을 발생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의 여진(규모 1.5 이상)은 정밀분석 결과 554회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상청은 “정밀분석 결과 일부 여진의 규모가 수정돼 속보 때와 비교하면 여진 횟수가 2회 줄었다”며 “본진의 에너지가 여진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실제보다 크게 분석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진 산정 기준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본진이 발생한 경주지역 100㎞ 인근에서 발생한 내륙지진을 여진으로 판단해 계산했다”며 “여진을 판단하는 특별한 기준은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기상청의 여진 산정 기준에 대해 학계에서는 “기준이 모호하다”며 “여진 횟수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여진 중에는 다른 단층에서 발생한 새로운 지진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손문 부산대 지질학과 교수는 “지난 경주 지진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15㎞ 깊이에서 5㎞ 규모로 단층이 찢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거리를 기준으로 여진을 판단할 경우, 다른 단층에서 발생한 지진을 놓칠 수 있다”고 했다. 손 교수는 “양산 단층과 가까운 동해 단층에서 발생한 진동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여진 횟수를 다시 산정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역시 “여진 횟수를 판단하려면 우선 여진을 판정하는 방법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그 이후에 국내 지진 추세를 분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경주 지진을 분석하는 중이기 때문에 단층과 여진 문제도 정확하게 밝혀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정밀분석 이후 여진 횟수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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