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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철 건강의 敵, 심장 돌연사 ①] ‘새해 운동’ 시작했는데 갑자기 ‘송곳 통증’이…
-겨울에는 혈관 수축ㆍ혈압 높아져 심장에 부담…심장 돌연사 급증
-원인은 부정맥ㆍ심근경색 등…‘심장 기능 멈춘다’는 심부전 치명적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50대 회사원 A 씨는 지난해 11월 말 건강 검진에서 고혈압 등으로 인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권고를 받은 뒤 아침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추운 겨울 날씨가 화근이었다. 최저기온이 영하로 곤두박질친 어느 날 새벽,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 전 헬스클럽에 들른 A 씨는 러닝 머신에서 10여 분가량을 뛰다 순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 다른 헬스클럽 이용자가 A 씨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결국 A 씨는 병원에 급히 옮겨졌지만 숨졌다.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였다. 



낮 최고기온미저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높아져 심장이 큰 부담을 받게 된다. 때문에 겨울에는 고혈압, 심근경색증, 협심증 등 심혈관계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때문에 새해 들어 추운 날씨에 무리하게 운동을 시작하다 심장 돌연사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심장 돌연사란 평상시 아무 증상이 없던 사람이 갑자기 심장병 증상이 발생한 뒤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을 의미한다.

심장 돌연사의 원인으로는 부정맥, 심근경색 등 흔히 알고 있는 심장 질환이 유명하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그룹 왬(Wham!) 시절 히트 곡 ‘라스트 크리스마스(Last Christmas)’처럼 지난해 성탄절 세상을 떠난 영국 팝 가수 조지 마이클의 사인인 심부전도 돌연사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겨울의 적(敵)’, 심장 돌연사…원인은 부정맥ㆍ심근경색=심장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은 부정맥과 심근경색이다. 심장 돌연사 원인 중 약 90%가 부정맥이고, 나머지 10%가량은 심한 심근경색증 등 각종 원인으로 인한 심장의 펌프(pump) 기능의 문제 발생이다. 두 질환 모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특히 혈관이 수축되기 쉬운 겨울에 자주 발병하기 때문에 평소 심혈관계 이상이 있다면 각별한 관리가 필수다. 

낮 최고기온미저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높아져 심장이 큰 부담을 받게 된다. 특히 새해 들어 추운 날씨에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다 심장 돌연사로 사망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사진제공=대한심장학회]


부정맥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거나, 빨리 뛰거나, 느리게 뛰는 등 정상적으로 뛰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 긴장하지 않았는데도 심장이 쿵쾅거리는 느낌이 들거나, 갑자기 힘이 빠지면서 어지러움과 호흡 곤란을 느끼는 경우다.

심근경색은 심장의 혈관이 갑자기 막혀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대부분 흉통, 호흡 곤란, 메스꺼움 등의 전조 증상이 먼저 나타나지만, 아무런 전조 증상이 없을 때도 있다. 일단 발병하면 사망률이 높아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50%가 사망하고 병원 도착 후 적극적인 치료를 해도 10%가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심장 질환의 종착역, 심부전…심장 돌연사의 또 다른 원인=부정맥, 심근경색과 달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심부전도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심장 질환 중 하나다. 영어로 ‘심장 기능의 실패(heart failure)’를 의미하는 심부전은 심장마비, 기타 심장판막 질환,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등으로 심장이 손상을 받았을 때 마지막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심부전을 ‘심장질환의 종착역’으로 부르기도 한다. 

심장 돌연사의 원인인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모식도. [제공=대한심장학회]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혈관계 원인으로 사망한 심부전 환자의 절반에 가까운 약 45%가 돌연사였다. 심부전 환자라면 돌연사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에서 심부전 인지도는 낮은 수준이지만, 심부전 유병률과 사망률은 꾸준히 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인도 심부전이었다. 더욱이 심부전은 사망률과 의료비 부담이 높은 위중 질환이다. 심부전의 사망률은 폐암 등을 제외한 대부분 암보다 높다. 또 위급하게 응급실을 통해 방문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악순환으로 인해 환자 개인과 사회경제적 의료비 부담도 크다. 대한심장학회에 따르면 심부전으로 인해 사망한 환자가 치료를 받는 9~12개월동안 사용한 평균 의료비는 약 2000만원에 달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의 강석민 교수는 “부정맥, 심근경색 등 각종 심장 질환은 자칫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 환자의 관심과 주의가 특히 필요하다”며 “심부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역시 치명적인 질환인 만큼 관련 질환자들은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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