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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 랩] 피해액 벌써 1兆 눈앞…다가오는 설 명절 어찌하오리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파동 60일
안일한 대처 가금류 3000만마리 살처분
계란 3억개 소실…설 ‘계란대란’예고
병아리 수급 정상화까지 6개월 소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이 전국을 덮친지 60일 이상이 지났다. 역대 최악의 AI파동은 물질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많은 피해를 남겼다. 앞으로 피해복구에 들어가는 부분까지 고려하면 그 피해규모는 1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9일 농림식품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전국에서 살처분되거나,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가금류 숫자는 3033만 마리에 달한다. 이중 닭은 2582만마리로 살처분 대상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중 알을 낳는 산란계 숫자는 2245만 마리였다. 국내 전체 사육 가금류수는 1억6525만 마리로 전체의 18.3%가 이번 여파로 살처분됐다.



피해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지난 3일까지 정부가 지출한 AI피해 복구 금액은 2374억원, 그리고 살처분과 생산감소 등으로 농가가 입은 피해는 대략 334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여기에 육류ㆍ육가공업자들은 3709억원, 음식업계는 416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항공료의 50%를 지원하면서 해외시장에서 계란을 들여올 계획인데 이럴 경우 AI로 인한 소요 금액은 더욱 늘어난다. 현재까지 집계된 금액만 9841억원이고, 앞으로 더 많은 피해액이 발생할 수도 있다.

▶왜 이 지경까지 왔나=이번에 한국을 강타한 H5N6형 인플루엔자는 중국에서 10명의 인명피해를 낼만큼 강력한 바이러스로 분류됐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정부의 대처는 안일했다.

지난해 10월 28일 충남 천안 풍세면 봉강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양성 판정이 난 것은 지난 11월 11일이다. 무려 14일이나 걸렸다. 방역대책본부가 세워진 것은 닷새 후였다. 16일에는 전남과 충북의 가금류 사육 농가에서 AI가 발생했고 정부는 그제야 팀을 꾸렸다.

AI 관련 범정부 관계장관 회의가 열린 것은 바이러스 유입이 확인된 후 한달이나 지난 12월 12일이었다. 이웃나라 일본이 발병 당일 각료회의를 소집하고 비상대책에 들어간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아울러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 것도 살처분 규모가 1783만3000마리까지 늘어난 뒤였다. 방역당국의 전반적인 대응 속도가 늦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교통수단과 민간인을 통제하는 ‘이동제한(Stand Still)’ 조치는 유명무실했다. AI발병 지역에서는 무허가 계란 수집 차량이 감시망에도 걸리지 않은 채 활보했고, 음식점 오토바이가 방역망을 뚫고 살처분 현장에 음식을 배달하는 장면도 심심찮게 목격됐다.

▶다가오는 설, 어찌 하오리까=지난 5일 방역 당국은 AI 발생 이후 30일동안 추가 의심신고가 없었던 양평군 지평면 등 4개 읍면 25개 농가의 이동제한을 발병 이후 처음으로 해제했다. 최근 AI로 인한 추가 의심 신고나 감염 확진이 발생하는 숫자는 줄어들면서 AI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시중 계란 가격에 대한 대책은 미흡하다. 당장 오는 27일부터 계란 수요가 급증하는 설날 연휴가 시작된다. 각 가정에서 전을 부치고 떡국에 올릴 고명을 만드느라 계란 소비량을 대폭 늘어난다. 



현재까지는 당초 시장에 있어야 할 계란 3억여개가 사라졌다. 추가로 매일 1796만개 씩 계란공급은 줄어들고 있다.

설날 전후로 ‘계란대란’이 예고되는 이유다.

정부는 3만5000톤(중량 60g 계산시 5억8333만개)의 신선란을 수입하겠다고 밝혔지만, 빠른 효과는 기대할 수 없어보인다. 해외 계란은 향후 6개월에 나눠 수입이 이뤄진다.

정부는 3월까지 산란계 종계 13만 마리를 들여오고, 산란계 병아리도 항공기로 수입하기로 했다. 병아리가 성장하고 수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앞으로 6개월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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