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서민의 대표적인 술 소주 가격이 10% 이상 폭등했다.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고된 하루를 마무리하는 서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최근 계란, 라면, 콜라 등에 이어 김밥이나 갈비탕, 소고기 등 외식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부담은 이래저래 커졌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품목 중 소주 가격은 전년 대비 11.7%나 올랐다. 이는 통계청이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 외식 소주를 추가해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외식 소주가격은 2001~2002년께 8% 가량 뛰어 올랐지만, 2014~2015년에는 3.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상승률이 3배 가까이 높아졌다.
2017년 1월1일부터 빈병 보증금이 인상됐다. 소주병은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각각 올랐다. 사진은 빈병 보증금 인상이 표시된 롯데주류 제품들. |
소주 가격이 이처럼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15년말 주류업체들이 잇따라 소주 출고가를 올리면서다. 소주 가격을 외식업계가 계산하기 복잡한 100원 단위가 아닌 500원이나 1000원 단위로 올리면서 주류업체의 인상 수준보다 더 가파른 상승률이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올해부터 빈병 보증금이 인상되면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파는 소주와 맥주가격도 인상됐다. 빈 소주병 보증금은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 보증금은 50원에서 130원으로 올랐다. 빈병 보증금이 오르는 것은 1994년 이후 20여 년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보증금 인상분 보다 더 높게 소주, 맥주 가격이 올랐다는 점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빈병 보증금 이상분만큼만 가격이 올랐지만 편의점은 100원 단위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편의점 3사의 경우 지난 6일부터 순차적으로 참이슬과 처음처럼(360㎖) 한병 가격을 1600원에서 1700원으로 인상했다. 이는 빈병보조금 60원보다 40원을 더 올리는 것이다. 맥주의 경우도 빈병 가격이 80원 인상됐지만, 편의점 업계는 100원이나 인상했다.
한편 외식가격 품목 중 가격이 오른 것은 소주 뿐만이 아니다.
김밥(4.7%), 생선회(4.3%), 쇠고기(4.1%), 갈비탕(4%) 등 외식 가격도 전년 대비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5년 보다 가격이 내린 외식품목은 국산차(-0.1%) 밖에 없었다. 0%대 상승률을 기록한 품목은 스파게티(0.8%), 커피ㆍ치킨ㆍ오리고기(0.4%), 햄버거(0.2%)였다.
전체 외식물가 상승률은 2.5%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1%와 비교해 높은 수준으로, 외식품목을 가격 급등으로 서민들은 외식 한번 나가기가 부담스러운 실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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