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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 AP시장도 지각변동…‘탈(脫)퀄컴’ 가속화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미국의 통신용 반도체 기업인 퀄컴에 대한 정부 제재는 통신칩 뿐만 아니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퀄컴이 장기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즈니스 모델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삼성ㆍ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퀄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독자노선이 상당히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탈(脫)퀄컴’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곳은 AP분야다. 퀄컴은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상대로 기술 독점력을 휘두른 부문은 칩셋과 AP 등이다.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그동안 단말기 전체 가격의 3~5%가량을 퀄컴에 지식재산권 사용료로 지불했다. 이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AP다.

AP는 스마트폰에서 연산 기능을 맡는 핵심부품이다. 사람으로 치면 두뇌, PC에서는 중앙연산장치(CPU)에 해당된다. 작은 칩 하나에 그래픽 처리장치, 통신장치, 센서, 메모리칩 등 여러 기능을 하는 반도체가 들어간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중에서 가장 기술집약적인 고가 부품이다. 이번 과징금 부과대상 품목인 퀄컴의 통신칩셋이 AP의 주요 구성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퀄컴으로부터 모뎀칩셋을 공급받는 대가로 과다한 로열티를 지급했고 퀄컴 경쟁사 칩셋을 사용하는데 제약을 받았다. 이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탈퀄컴’ 행보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AP시장은 퀄컴의 독무대다. AP시장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매년 큰 폭으로 커졌다. 퀄컴은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몇년째 AP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같은 구도에 미세한 균열을 가한 것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독자행보다.

퀄컴의 독주에 도전장을 던진 곳은 AP분야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다. 올해 갤럭시S7시리즈에 고성능AP ‘엑시노스 8890’를 탑재하면서 독자노선을 본격화한 것이다. ‘엑시노스 8890’은 삼성전자가 내놓은 프리미엄급 AP 중에서 최초의 원칩 제품이다. AP와 통신모뎀을 하나의 칩으로 묶은 원칩은 퀄컴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부품이다. 엑시노스 8890의 경우 최고사양의 통신모뎀을 내장하면서도 설계 기술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가 AP의 핵심부품인 ‘코어’를 직접 설계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몽구스’로 불렸던 코어 설계 프로젝트 덕분이다. 독사를 잡아먹는 포유류 몽구스처럼 퀄컴,인텔, 애플 등 글로벌 강자들을 이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프로젝트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자체 설계 AP를 활용해 스마트폰 제품 최적화도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신규 스마트폰용 AP에 퀄컴 물량도 병행 사용하는 등 파운드리(위탁생산) 고객사 유치를 위해 전략적 행보를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인텔과 손잡고 AP를 자체생산에 나섰다. LG전자가 모바일 AP의 설계를 맡고, 인텔이 위탁 생산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그동안 퀄컴으로부터 모바일 AP를 전량 수입했으나, 부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텔과 손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새 모바일 칩은 내년 중 본격적인 양산돼 하반기 신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가 자체 모바일 AP를 만드는 것은 두번째다. 지난 2014년 대만의 반도체업체 TSMC에 위탁해 ‘뉴클런’이란 AP를 만든 바 있다. ‘뉴클런’은 스마트폰 ‘G3 스크린’에 탑재됐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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