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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사야 하는데…” 단기는 변동금리, 장기는 고정금리 유리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1.실거주 목적으로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30대 직장인 강모 씨는 점심시간이면 은행을 향한다. 각종 대출규제 등을 생각하면 올해 안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고정금리로 할지, 변동금리로 할지 감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강 씨는 “은행마다 금리도 다르고 한도도 다르고 하다보니 말이 엇갈린다“면서 ”매번 계산기를 두드릴수도 없고 미래를 예측하기도 힘들고…뭘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올해 9월 연 2.4%의 금리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40대 직장인 박모 씨도 요즘 걱정이 많다.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금리가 치솟으면서 빨리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한다는 소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른다지만 당장 갈아타자니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아 확 늘어날 월 상환금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무섭게 뛰고 있는 가운데 고정금리 상승폭이 변동금리 상승폭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금리상승기엔 고정금리상품이 유리하지만, 현재 변동금리 상품이 고정금리 상품보다 0.50%포인트 가량 금리가 낮은 만큼 대출기간이 1~2년의 단기대출이라면 변동금리, 3년 이상의 중장기라면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고정금리 상승폭, 변동금리의 2배=주담대 고정ㆍ변동금리 상품 모두 금리가 상승세지만 유독 고정금리 상승폭이 거세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으로 국내 4대(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주요 은행의 주담대(10년 이상 장기대출) 평균 금리는 3.3%∼4.8%다. 9월 말(2.74%~4.70%) 대비 0.5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변동금리는 9월 2.57%∼4.35%에서 11월 말 2.8%∼4.5%로 0.20%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고정금리 상승이 유독 가팔랐던 이유는 있다. 고정금리 상품은 시장금리 중 하나인 금융채 5년물과 연동되는데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과 미국 금리인상 선반영 등의 영향으로 채권금리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 가산금리를 올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현재 은행권 고정금리 주담대는 변동금리 주담대보다 금리가 0.5%포인트 가량 높은 상황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고정금리 상품이 변동금리보다 낮았지만 8월 말 이후 시장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변동금리를 추월했다. 4대 은행의 고정금리형 주담대의 평균금리는 지난 16일 기준 3.50~4.62%,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평균금리는 3.07~4.17%다.

▶만기 1~2년은 변동금리, 3년 이상은 고정금리 유리=내년 잔금대출 규제 및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이 예고되면서 규제 시행 전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실수요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 만기 등 자금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미국 금리인상에도 경기둔화 우려 탓에 한국은행이 곧바로 금리인상을 추동하긴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따라서 대출 후 1~2년 안에 상환 계획이 있는 단기 대출은 변동금리로 가져가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저금리 기조’의 종언을 감안하면 만기가 3~5년 이상으로 긴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로 대출받는 게 나을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의 이자부담만 고려하지 말고 향후 전망 등을 꼼꼼히 따져 대출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 당장 고정금리로 갈아탈 필요는 없다. 아직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은 만큼 몇 개월이라도 더 저렴한 이자를 부담하다가 변동금리가 다시 고정금리를 역전하게 되는 상황이 올 때쯤 갈아타도 늦지 않다는 설명이다. 지금 고정금리로 바꾸더라도 금리 상승분이 반영되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싸게 돈을 빌리기 어렵다. 또 대출받은 지 3년이 넘지 않았다면 대출을 전환할 때 중도상환 수수료도 부담해야 한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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