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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란풍선·태극기·만장 물결속 애국가 합창
탄핵촉구 부부젤라 굉음
찬반단체 한때 실랑이 신경전
경찰차벽·살수차등 대거배치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질 국회 정문 앞은 탄핵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시민이 모두 모여 역사적 한표를 행사할 국회의원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목청을 높이고 있다.

정치적 입장에 따라 나뉘어져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함께 ‘애국가’를 부르는 등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좌우가 따로 없었다. 

‘탄핵 표결 D-데이, 폭풍전야.’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둔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긴장감에 휩싸인 가운데 한 시민이 만들어 온 ‘탄핵’이라는 철제조형물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이날 국회 정문에는 정의당 노회찬 의원과 당원을 비롯한 시민 300여명이 장대비를 맞으면서도 밤새 연좌 농성을 하며 탄핵을 촉구했다.

일부 시민들은 탄핵을 촉구하는 의지를 부부젤라 소리에 담아 국회 본관을 향해 불기도 했다. 서울 관악구 인헌동에서 온 김태화(51) 씨는 “어제 저녁 8시 부터 나왔다. 탄핵이 오늘이니까 힘을 실어 주기 위해서 밤새 있었다“며 “어제 비가 오는 상황에서 우비를 입고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있던게 힘들었지만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진심을 다하려 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1인시위를 하기 위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온 김기태(43)씨는 “4ㆍ19 혁명, 6월항쟁 이후 역사책에 남을 순간이라 나왔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박 대통령은 이미 국민의 마음 속에선 대통령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박 대통령의 탄핵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전날 강남역 촛불집회를 참여하고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한 뒤 11시부터 텐트 두동을 치고 밤생 농성을 했다. 그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뒷풀이 하고 가겠다”며 탄핵안 가결을 자신했다.

광주시민연대는 세월호를 의미라는 노란색 풍선을 국회 담장에 묶고 “광주에서 올라왔다.

즉각 퇴진하라”고 외쳤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노란색 만장에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고 ‘탄핵하기 좋은 날’ 등 탄핵을 요구하는 구호를 담아 국회 본관을 향해 흔들기도 했다.

이곳에는 탄핵을 찬성하는 시민만 모인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 지지자도 모여서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대한민국대통령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대사모) 회원이라는 장민성(47) 씨는 탄핵의 사유가 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대해 “박 대통령이 여성인데 직접 백화점 못가는 제한 있지 않냐”며 “그 역할을 대신하던 최순실이 오바한 것이지 큰 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다”며 박 대통령을 감쌌다. 그러면서 “탄핵을 이겨내고 국정혼란없이 나라를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한때 60대 남성이 정의당 시국발언대 근처에서 탄핵 반대 구호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면서 탄핵 찬성 시민들과 실랑이가 벌어져 긴장이 감돌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이 “다른 곳으로 가달라”고 요구했지만 이 남성은 갑자기 애국가를 부르며 자리를 고수했다. 탄핵 찬성 시민들이 그를 따라 같이 애국가를 부르면서 긴장감이 해소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이후 경찰이 이 남성을 격리하면서 실랑이가 완전히 멈췄다.

경찰은 국회 경내를 경비하는 101경비단 외에 140개 중대 1만1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국회로부터 100m 거리인 국회의사당역 2번출구와 금산빌딩 사이 국회대로를 막는 경찰 차벽을 세웠다. 살수차도 준비됐다. 이는 전날 여야 3당 원내대표와 정세균 국회의장이 차벽에 대해 “불통의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며 설치하지 않기로 한 합의 사항과 배치되는 조치였다.

경찰은 차벽 설치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몇몇 시민들이 차벽 설치에 항의하기도 했다. 퇴진행동 측은 “정 의장 요청도 있는데 실망스럽다”며 “현장에 무대를 설치하기 힘들면 노상에서라도 탄핵 반대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원호연·김진원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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