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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게이트’ 숨은 조력자 네티즌 수사대, 김기춘까지 굴복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빛난 하루였다. 7일 진행된 ‘최순실 청문회’에서 모르쇠로 일관하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당황하게 만든 건 네티즌의 실시간 제보 덕분이었다.

김 전 실장은 시종일관 최순실을 모른다고 일관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네티즌의 제보 영상을 공개해 압박하자 12시간 만에 말을 바꿨다.

박 의원이 제시한 건 2007년 7월 19일 촬영된 한나라당 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이었다. 이 영상에는 당시 박근혜 캠프의 법률자문위원장이었던 김 전 실장이 등장한다. 방청석에서 유정복·한선교·홍사덕 의원, 강신욱 전 대법관 등과 함께 박근혜 예비후보의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는 모습이다.


영상에는 ‘최순실’이라는 이름도 반복해서 등장한다. 당시 청문회에서 박 후보와 최태민의 약혼설을 검증하며 최순실을 조사했다. 특히 최씨 일가의 재산취득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졌다. 박근혜 캠프의 핵심 인물이었던 김 전 실장이 최순실의 존재를 모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김 전 실장은 청문회장에서 고령을 핑계대면서도 고개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이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주식갤러리에서 활동하는 한 네티즌이 제보한 것이었다. 이 네티즌은 박 의원과의 카카오톡 메신저를 공개해 제보 사실을 알렸다.

앞서 ‘최순실 게이트’의 단초를 제공한 것도 네티즌 수사대였다. 관련 의혹들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지난 10월,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과거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 네티즌의 레이더에 걸려들었다.

2014년 12월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글에서 정유라는 “능력 없으면 네 부모를 원망해. 있는 우리 부모 가지고 감놔라 배놔라 하지말고. 돈도 실력이야”라는 글을 남겼다. 당시 이화여대와 승마협회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던 상황이어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더욱 키웠다.

‘최순실 게이트’는 자칫하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의 개인적 친분으로 인해 불거진 촌극으로 포장될 뻔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설문 수정 의혹이 제기되자 ‘개인적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며 일부 사실을 시인하고, 사건을 덮으려했다. 그러나 정유라 SNS 글과 이대 특혜 논란 등이 꾸준히 회자되면서 전 국민적 관심을 끌었고, ‘최순실 게이트’의 전말이 하나씩 드러났다.

s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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