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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ㆍ12 촛불집회]“박근혜 하야하라” 학생부터 노인, 외국인까지 한 목소리
오후 5시22분께 65만여명 행진 시작

“살아있는 민주주의 보여주겠다”…자녀 데리고 나온 학부모

70대 시민 “노인도 한 몫, 젊은이들 참여해야”



[헤럴드경제=원호연ㆍ이원율ㆍ구민정 기자]친구, 연인, 가족. 그 누구와도 상관 없었다. 박근혜 정권의 부패와 무능에 분노하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을 하나라는 것이었다. 12일 제 3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마음은 그렇게 하나로 모여 청와대를 향하고 있었다.

행진이 시작된 오후 5시 반 현재 65만여명(경찰 추산 22만명)이 5개 방향으로 나뉘어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행렬이 종각역에 다다랐지만 종각역에서는 시민들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서대문, 태평로, 남대문 일대도 시민들로 가득 찼다. 경복궁역에서 내린 시민들도 광화문으로 모였다.

이날 집회를 참가한 시민들은 생각 보다 이른 시간부터 서울 광장을 향했다. 특히 내가 살아야 할 나라가 이런 상황이어선 안되겠다고 느낀 중ㆍ고등학생이 많았다. 아침 10시부터 지하철을 타고 도착했다는 고등학생 김현빈(16) 군은 “공부하다보니 우리나라 민주주의 공화국인데 이러면 안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침묵하는게 악이 아닌가 싶어 학교동아리 친구와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이라도 의견을 내서 박근혜 정권에 우리의 목소리 보여주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엄희경(16) 양 역시 “나라 꼴이 말이 아니라 부끄러웠다”며 “반 친구 4명과 함께 왔다”고 전했다. 


대학생도 이에 지지 않았다. 고유라(24)씨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의 행동에 대해 규탄하고 싶어서 참석했다”며 “여기 와서보니 많은 사람들이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느껴져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다”며 55만여명의 시민이 한 곳에 모여 같은 목소리를 낸다는 것에 감격을 감추지 못 했다.

오늘 하루 장사를 접고 참석했다는 자영업자 조인근(37) 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뜻으로 모인 것을 처음 본다”며 “박 대통령이 정말 하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자녀에게 살아있는 민주주의 현장을 보여주고 싶어 나왔다는 부모도 많았다. 최혜정(38) 씨는 “뉴스를 같이 보는데 큰 딸이 4학년인데 박근혜 퇴진 얘기 나와서 불쌍하다고 했다”며 시국에 대해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보여주는 게 나은 것 같아서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보여주고 느껴야 나중에도 민주주의에 위기가 있을 때 아이도 참여할 거 아니냐”고 했다. 



50대 이상 중ㆍ장년층과 노인들 역시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았다. 공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4명과 함께 참여했다는 이덕형(59) 씨는 “솔직히 지금까지 담뱃값 얼리고 세금 올린 거 말고 공약 지킨게 뭐 있냐”며 “이것도 불통으로 일관한다면 민중들이 심판할 것”이라며 박 대통령 비판에 열을 올렸다.

김형권(75)씨 역시 “나이 든 사람으로서 박근혜 정부가 확실히 하야하라고 주장하려고 나왔다”며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나오는 것 보니 아직 희망이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외국인들도 박근혜 퇴진에 목소리를 더했다. 중국인 등 외국인 방문객들은 시민들의 행렬에 놀라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캐나다 출신으로 한국에 살고 있다는 마논 반 밀(25) 씨는 “대통령의 온갖 비리로 국정이 혼란스럽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점심 때 부터 이어진 행렬을 보며 한국사람들이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행진 중 시민들은 거리에 떨어진 유인물 등을 줍는 등 질서유지에도 힘썼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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