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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란의 美 실리콘밸리…국내 스타트업 진출 빨간불?
전통산업 회귀·이민자 억제정책

IT서비스·콘텐츠 분야 위축 우려


미국 주요 정보통신(IT) 기업들에 날을 세웠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IT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가 혼란에 빠졌다. 국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의 실리콘밸리 진출에도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정부와 정보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의 전통산업 회귀 기조와 이민자 억제 정책이 실리콘밸리의 해외 인력 유치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리콘밸리 진출을 꿈꾸는 국내 스타트업들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하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민자 출신이어서 해외 인력에 대한 비자 발급 축소 등을 주장해 온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 될 경우, 실리콘밸리의 인재 영입 정책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다양성ㆍ개방성 가치도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오바마 정부가 해외 기업인의 체류 기간을 최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한 행정 명령을 트럼프가 철회할 가능성도 실리콘밸리 진출을 꿈꾸는 국내 스타트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 온 미래창조과학부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센터가 2년여 간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 공들여 온 성과가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정책 기조가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0월 23일 선전 해상세계에서 개최된 ‘2016 Maker Faire in Shenshen’ 박람회 및 상담회에서 경기도내 15개사 스타트업 참가자들이 바이어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 창조경제혁신센터]

그 동안 창조경제센터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전담 대기업을 통해 센터 육성기업의 해외 진출을 추진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공급하기도 했다. 혁신센터의 지원을 토대로 실리콘밸리 등 미국에서 창업한 국내 스타트업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2곳에 이른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가 한ㆍ미 FTA (자유무역협정)를 전면 재검토를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FTA 재협상 시 방송통신분야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제조업 등 분야에서의 통상 압력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일 수 있으나, IT 서비스ㆍ콘텐츠 분야에서 압박이 들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넷플릭스 같은 미국 콘텐츠 사업자들이 국내에서 활동하기에 불리한 장벽에 대한 철회 요구가 거세질 수 있고, 구글과 같은 외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는 일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트럼프 정부가 자국 기업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방송 분야에서는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등 유료방송 대부분이 이미 상당히 개방된 상황이다. 다만 방송 플랫폼 쪽은 아직은 소유ㆍ겸영 규제가 있고 이 부분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팀장은 “방송 플랫폼 쪽에서 (미국의)개방 요구가 나올 수 있고, 우리가 미국 방송시장에 진입하는 데 있었던 보이지 않은 장벽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관계 부처도 트럼프 당선이 업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해 한미 FTA 재협상 시나리오에 따른 방송통신분야 대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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