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경영난으로 학원 운영이 힘들어지자 재수생 200여명의 수강료를 미리 받아 챙긴 뒤 도망간 재수학원 원장이 구속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양천구 목동의 한 유명 재수학원 원장 박모(70) 씨를 구속하고 아내 이모(65·여)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학원을 함께 운영한 박 씨와 이 씨는 올해 8월 수능시험을 앞둔 학원생 204명으로부터 두달치 학원비 2억5000만원 가량을 미리 받은 뒤 그대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 때문에 수능을 100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학원생들은 수강료도 돌려받지 못한 채 다른 학원으로 옮기는 등 피해를 봤다.
박씨는 2014년 유명 재수학원과의 ‘학원 이름 사용’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서 학원생 수가 절반으로 주는 등의 극심한 경영난을 겪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권 대출부터 사채까지 빌려 쓰면서 3년간 학원 운영을 해오던 박씨는 체불된 임대료가 6억원이 넘고 강사 급여가 8억원에 이르자 결국 올해 8월 중순 잠적했다.
이후 박씨는 고향인 전남 구례에서 지인의 도움을 받아 도피생활을 이어갔다.
이 기간에 37억원에 이르는 채무에 대한 파산을 법원에 신청해 파산 결정을 받기도 했다.
경찰은 박씨 부부를 출국금지하고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섰고, 결국 이달 2일 좁혀오는 수사망에 압박을 느낀 박 씨는 경찰에 자수했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학원 경영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해 계속 학원을 운영했지만 결국 빚만 늘어 잠적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씨가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고소가 추가로 접수된 만큼 개인 차용금 관련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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