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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되는 금융정보’파는 데이터사업가

  • 기사입력 2016-10-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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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내벤처로 ‘정보제공업’ 시작 5년만에 흑자…‘글로벌 3대’ 정보제공회사 꿈꾸는 에프앤가이드 김군호 대표의 대망론


가히 ‘빅데이터’의 시대라 할 만 하다. 혹자는 ‘몇 년 전 유행’이라며 깎아내릴 수 있겠지만 빅데이터는 이미 산업 각 분야는 물론 실생활까지 밀접해있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핫’(hot) 한 이슈다.

야구선수의 타율, 건강검진의 생체정보, 교통정보, 생산현장의 상품 생산량, 제품의 리콜규모, 인터넷 페이지뷰와 클릭수, 프로그램 시청률 등등. 그런데 이 데이터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일찌감치 데이터를 사업영역의 하나로 보고 거침없이 뛰어든 이가 있다.

김군호 에프앤가이드(FnGuide) 대표이사(사장)는 수많은 데이터 영역 중에서도 ‘돈을 만들어내는’ 금융정보로 시선을 돌린 이다. ‘데이터가 수익을 창출할 것’이란 믿음 속에 10여 년을 달려온 김군호 사장은 금융 데이터베이스 분석은 물론, 펀드평가, 채권분석, 금융데이터 제공, 금융시스템 구축 및 컨설팅, 투자에 필요한 지수 생성 등 인덱스사업에서 출판사업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데이터의 세계에서 무궁무진한 사업영역의 가능성들을 보고 에프앤가이드와 17년을 함께 했다.

김군호 대표이사가 걸어온 길-▷1961년 경북 대구출생 ▷1980년 서울 충암고등학교 졸업 ▷1987년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91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1986. 01~1986. 12 고려증권 조사부 ▷1987. 01~1992. 12 고려경제연구소 연구원 ▷1993. 01~1995. 03 고려투자자문 운용역 ▷1995. 04~2000. 06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2000. 07~현재 에프앤가이드 대표이사 ▷ 2009년 한국장학재단 채권전문가 자문위원 ▷ 2012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 외부 자문위원 ▷ 2014.07.01~현재 사단법인 코넥스협회 회장 ▷ 2014.10.29~현재 한국IR협의회 IR자문위원 ▷ 2007. 12. 31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 표창(금융 및 데이터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

국민학교 저학년때부터 경제에 대한 관심 커

“고등학교 1학년때 시내에 있는 증권회사 객장에 가봤어요. 돈이 어떻게 흐르는지 이해는 하고 싶은데 은행은 알 것 같았지만 증권은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혼자서 가 봤죠.”

어린 시절부터 돈의 흐름에 관심이 많았던 김 대표. 고등학교때 증권사에 홀로 찾아갈 정도였으니 증권사와의 인연은 꽤나 오래전부터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닭을 키워 시장에 판 적도 있었고 집에 있던 것들을 이것저것 팔기도 했다. “희안한 녀석이네”라는 얘기도 들었다. 공무원이셨던 아버지의 눈초리를 피해 자전거ㆍ시계도 사고 팔아봤다던 그는 “어렸을 적부터 경제에 관심은 좀 있었나보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것도 바로 이런 그의 관심과 무관하지 않았다. “무엇을 전공할 것인지가 중요한 시기였어요. 법학, 행정, 영문학 이런 학문보다 경제학을 선택한 것은 (대한민국)기업이 앞으로 굉장히 커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수출역군이 강조되던 시기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어떤 의사결정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 같았습니다.”그는 “기업의 경제활동과 돈의 흐름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을 찾다보니 경제학을 전공하게 됐다”고 했다.

고려증권 조사부 입사…데이터 매력에 심취

1985년은 뜨거웠다. 국내 자본시장이 열리고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이룰 수 있는 단계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80년대 중반 저금리ㆍ저유가ㆍ저환율, 이른바 ‘3저 호황’으로 국내 증시도 팽창하는 시기를 앞두고 있었다. 김군호 대표가 증권맨으로 첫걸음을 뗀 것도 이런 경제상황과 맞물려 있었을 터다.

자본시장의 선진화와 투명화, 기업으로의 자금흐름 등을 미리 내다봤던 그는 향후 자본시장이 크게 커져서 이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싶은데 고민하다가 향후 증권사가 유망할 것이란 생각에 증권사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에서는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잖아요.”

그가 첫 발을 디딘 곳은 1986년 고려증권 조사부였다. 자원해서 간 곳이다. 금융정보, 데이터를 이용하는 재미를 일깨워준 곳이기도 하다.

“저와 함께 입사한 사람들이 33명인데 입사 초기에 조사부에서 기업 분석 리포트를 작성하고 프리젠테이션을 했습니다. 3명 안에 들었죠. 재무제표를 이용해 그럴듯하게 리포트를 썼습니다. 좋아하는 분야였고 남보다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데이터를 통해 기업을 분석하고 향후 이익이 날 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 기업을 탐방하고 인터뷰하고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이 즐거움이었다. “오랜기간 꿈꿔왔던 일이었고 현재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길”이라는 그의 말에 애정이 담겨있다.


1997년 외환위기에 인생 통째로 바뀌어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전인 1995년,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를 종목을 잘 맞춘다는 소문도 돌을 정도였다. 그 근간엔 데이터가 있었다. 1997년 IMF사태는 데이터에 대한 그의 생각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만 직장생활을 해왔죠. 회사 영업을 위해 기업분석도 하고 투자전략도 세웠고요. 그런데 IMF를 겪고 나니 우리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가는 자원배분에 실패했고 기업도 마찬가지였죠. 그런 면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정보는 매우 중요한 것인데도 스스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투자를 권유하고 영업전략을 세워주는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1999년 전 세계적인 IT(정보기술) 열풍에 삼성그룹도 IT 기반의 새로운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당시 에프앤가이드는 자본금 60억원을 가지고 삼성그룹의 사내벤처로 출발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캐피탈 등 그룹 내 금융사들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제공업을 시작하려 했던 것이다. 자본시장의 역사가 수백년 간 이어져온 영국에는 로이터가 있었고, 미국에는 블룸버그가 있었다. IT혁명은 기회였다. 김 대표는 “장부에 적는 것만으로는 물리적으로 세상의 변화속도와 방대한 정보의 양을 따라갈 수가 없다는 판단에 IT혁명과 변화에 우리가 따라가보자 하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데이터 유료화’ 위해 자금 대부분 소진

그런데 금융정보는 이해 당사자들이 유리한대로 잘못 사용될 경향도 있다. 정보의 객관성에도 의심을 받는다. 에프앤가이드가 시작한 정보제공서비스업은 인프라적 성격이 강한 것도 있었고, 때문에 삼성그룹에 속하지 않은 독자적인 제3자적 기업이 되고자 했다.

에프앤가이드를 설립하고 대표이사가 된 것은 2000년 7월이었다. ‘정보가 돈이 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시장에선 공공재라는 인식이 더 강했다. “정보를 돈을 받고 판매한다는 인식이 조금 이른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빅데이터가 돈이 된다고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데이터는 공짜로 주는 것이라 생각했죠. 이것이 유용하다는 점을 보여줘야 하는데 가장 쉬운 것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리서치센터는 재무제표나 여러 공시자료를 잘 이용해야 한다. 법인영업도 이런 정보가 필요하다. 김 대표는 이런 수요처에 정보를 공급했는데 처음 4년 간은 마련된 자금의 대부분을 소진했다. 유료화 모델로 자리를 잡기까지 비용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이다. 일부 직원들을 떠나보내야 했고 결국 손익분기점 시점을 늘려 1년 후 흑자전환을 했다. 지금에서야 김 대표는 “기대만큼 안 되니 망할뻔 했다”고 웃으며 말한다.

투명성·신뢰성 확보가 금융정보의 생명

김군호 대표가 내내 강조하는 것은 ‘정보의 투명성과 신뢰성’이다.

특정 기업에 대한 정보가 투명하고 믿을만 하면 투자자들의 자금이 흘러들 수 있고 국가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벤처기업 역시 정보가 잘 공개돼 있으면 투자자들을 모으는데 유리하고 더 나아가 사회 구조적인 차원에서 청년실업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금융정보는 이해당사자들이 끼어있어 신뢰성에 의심을 받기도 합니다. 이해당사자의 요구대로 분식회계가 일어나고 정보를 못 믿게 되면 자원배분을 할 수가 없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정보가 중요하고 깨끗해지면 깨끗해질수록 더 힘이 강해지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금융정보를 자원배분의 문제로 연결시켰다. 그는 “금융정보가 깨끗해지면 벤처에 자금이 갑니다. 기회가 있기 때문이죠. 청년실업도 자원배분이 잘못돼 생기는 문제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자본시장도, 부동산 시장도 정보의 투명성 훼손과 비대칭성 때문에 투기와 눈속임이 생겨난다. 주식시장에서 발행되는 증권은 화폐와 같다. 회사에서 발행하는 채권 역시 마찬가지다. 정책당국이 데이터를 오용할 수 있는 부분을 사전에 막고, 연령별/지역별 집값, 가계소득, 가처분 소득 등 다양한 통계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산업은 무궁무진한 몇십조원대 사업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다. 날씨정보, 산업정보, 의료정보, 금융정보 등 사회 각 분야의 공공정보를 비롯한 여러 정보들을 다루는 사업들은 수십조원대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이다.

“정보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죠. 각 분야의 정보산업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무궁무진한 몇십조원짜리 시장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장 규모를 측정할 만큼 개념도 정립되지 않았고 관념 자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데이터 시장이 산업구조를 바꾸고 정보산업의 틀 자체도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 구조조정도 정보의 힘을 통해 그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정보는 미래를 보여줍니다. 나타나는 사실뿐 아니라 해석의 관점도 제시하고 미래를 위한 지향점도 보여줍니다. 4차산업혁명에 는 상당히 중요한 산업이죠.”

아직은 아쉬움이 남는다. 데이터 산업이 성장하려면 특정집단에 막히기보다 정보가 여러 채널을 통해 공개되어야 한다. 일부 산업분야의 정보들은 여전히 문이 닫힌채로 있다. 정보노출의 부작용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정부와 일부 업체들에 의해 형성된 높은 진입장벽 등이 시장확대를 가로막는 벽이다.

김 대표는 정보산업에서 개방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4차산업으로의 이동이 제한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벤처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과도 연관된 문제다. 원칙은 간단히, 하지만 정확히 지키고 강하게 처벌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시장도 자유경쟁체제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정보의 왜곡과 편중이 없는 시장, 원활한 정보공유는 투자를 이끌고 기업과 경제의 성장을 이끈다.

300년 걸려도‘글로벌 톱3’못이룰 꿈 아니다

에프앤가이드는 금융정보 분야에서 ‘시장의 문’을 열쇠로 빼꼼 열어본 단계에 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그래도 처음 시작했을때보다 직원 수는 2배로 늘었다. 사업 초기 적자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서 비애를 느끼기도 했지만 이제는 매출도 꾸준하다.

사업도 재무정보 제공에서 펀드평가, 애널리스트 평가, 채권에 파생상품, 인덱스 제작, 서비스구축, 출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대했다.

최근 관심갖는 분야는 채권과 신용평가 시장이다.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는 ‘ABCD’의 등급제로 이뤄진다. 그런데 김 대표는 등급기호뿐 아니라 부도확률(%) 등 다양한 방식의 신용평가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

“물론 허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단순히 등급기호 말고도 다양한 콘텐츠와 방식으로 신용평가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신용평가 방식에는 여러가지로 파생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기업의 규모를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2013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고 2014년 국내사모투자 평가 및 자문전문회사 에프앤브이파트너즈를 합병했다. 더 나아가서는 코스닥 상장도 꿈꾸고 있다.

김 대표는 “전 세계 메이저 정보업체는 인수합병(M&A)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외국엔 M&A 모델이 많죠. 서로 붙일수록 가치는 커집니다”라고 말했다.

김군호 대표의 꿈은 에프앤가이드가 글로벌 3대 정보제공회사가 되는 것이다. 목표를 향해가기 위한 문구도 써붙여 놓았다.

“50년, 100년이 걸릴겁니다. 험난할테죠. 300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꿈을 꾸면 안 됩니까. 전 이런 꿈을 꾸고 싶습니다.”

‘글로벌 톱 3’도 못 이룰 꿈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른이에게서 나온 내용을 제 3자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글로벌 3대 금융정보회사의 탄생도 가능합니다. 회계는 숫자이니까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 수도 있죠.”

일정수준의 지식만 있으면 포맷대로 정보를 다룰 수 있다. 데이터 산업은 인도나 필리핀에서 데이터센터가 관리되는 것처럼 매우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도 기술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어느 정도 수준의 글로벌 기업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반도체는 수율싸움이잖아요. 데이터 산업도 에러와의 싸움입니다. 반도체가 세계 1위 산업이 됐듯,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과감히 투자하면 금융정보도 세계 1위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김군호 대표의 얼굴은 자신감이 넘친다.

문영규ㆍ김지헌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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