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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개발 버리고 수수료 치중…무리수 두는 카카오 O2O사업
최근 2년새 인수 벤처도 논란
“골목 상권 고사시킬 것” 우려




최근 카카오(대표이사 임지훈·사진)가 신성장동력으로 택한 O2O(온ㆍ오프라인의 연계)사업이 여러 논란에 휩싸이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카카오의 O2O 사업 구조는 신기술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보다 기존 시장에서 손쉽게 수수료를 받는데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최근 2년새 인수한 벤처도 논란거리다. 이들은 주차,음식배달, 미장원 관련 서비스 벤처기업들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중위권 사업자들과 골목 상권을 고사시키는 O2O 모델로 커갈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이는 구글, 애플, 삼성전자, 네이버 등이 새로운 성장판을 위해 기술 중심형 인수ㆍ합병(M&A)에 나서고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연내 출시 예정이던 카카오홈클린(가사도우미)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로 연기한 상태다. 카카오 홈클린은 가사도우미를 중개하는 서비스다. 시장전문가들은 가사도우미 서비스 표준 논란, 인력관리, 도난 문제 등으로 사업성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카카오는 치킨, 피자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음식배달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이는 사실상 영세업자들이 많은 골목상권을 장악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곳곳에서 잡음도 나온다. 카카오 드라이버를 둘러싼 갈등은 법정다툼으로 번졌다. O2O에서 지명도를 높인 카카오택시는 중소 콜택시업체의 수익성을 악화하고 고용을 감소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2년새 카카오가 인수한 벤처기업을 들여다 보면 속내는 뚜렷하다. 카카오의 O2O사업은 미장원, 대리운전기사, 가사도우미 등 영세사업자를 상대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해당분야 1위 벤처기업을 줄줄이 사들였다. 카카오는 지난4월 수도권 600여개 주차장 예약서비스업체인 파킹스퀘어, 지난7월 국내 프랜차이즈 주문을 중개하는 벤처기업 씨엔티테크를 사들였다. 

카카오계열 벤처투자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은  2015년 8월에는 자동차 외장수리 견적 비교 서비스 업체인 카닥, 두달뒤에는 뷰티샵 솔루션 1위 업체인 하시스를 샀다.  이는 지난해 카카오 수장을 맡은 임지훈 대표가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된 케이큐브벤처스 재직 시절 벤처기업을 사들이던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O2O 사업에 투자하면서 당장 수익보다는 지출이 많아 영업이익을 갉아먹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벤처업계도 이같은 인수합병이 달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는 해당분야 1위사업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벤처기업이 구축한 고객정보와 영업조직만 사들이는 개념이다. 기술과 시장을 키우는 구조가 아닌만큼 영세사업자와의 갈등을 불러오고 골목상권도 위축시킬수 있다는 우려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기존 시장 1위벤처기업을 인수해 카카오가 O2O시장에 진입하면 기존 중하위권 업체들은 고사된다”며 “수수료모델이 기반인만큼 기존 택시와 가사도우미, 대리운전, 음식배달시장 자체 파이를 키우지 않는다면 결국 각 영역 최하단에 있는 개인사업자의 수수료를 뜯어먹는 구조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IT기업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기업을 지향하거나 중장기적인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다”며 “카카오는 사업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는등 현실적인 행보를 보이는 만큼 기술지향적 인터넷기업으로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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