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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오라이트루미안 ‘재귀반사원단’ 국내 1위 넘어 글로벌 5위 안착
최상석 대표 “연구개발에 15% 투자·개방적 아이디어 수용체계도 갖춰”


경찰복, 소방관복, 환경미화원복 등은 야간에도 불빛을 선명하게 반사해 눈에 잘 띈다. ‘재귀반사(再歸反射) 원단’ 덕분이다. 이는 미세한 유리구슬을 원단이나 필름 위에 균일하게 덧씌운 소재로, 최근까지 미국과 일본의 일부기업들만 생산해왔다.

지오라이트루미안(대표 최상석)은 국내 최초로 재귀반사원단을 개발한 업체. 국내 시장을 장악한 것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최상석 지오라이트루미안 대표가 서울 G밸리 소재 본사에서 재귀반사원단의 기능성과 제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최상석(62) 지오라이트루미안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끌려다니지 않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뿐”이라며 “재귀반사원단 적용 제품 착용을 의무화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전망은 밝다”고 소개했다.

최 대표는 지난 1980년 서흥양행(지오라이트루미안의 전신)을 설립, 40년 가까이 섬유산업 외길을 걸어왔다. 지오라이트루미안은 해외에서 재귀반사원단을 수입해 판매하는 일로 시작했다. 재귀반사원단의 높은 활용도를 깨달은 최 대표는 1990년대 초반부터 연구개발을 시작, 5년만에 개발에 성공했다.

최 대표는 “재귀반사원단은 40~70㎛ 크기의 미세한 유리구슬을 가지런히 원단이나 필름 위에 풀어서 배치해야 완성되기 때문에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다”며 “국내에서 개발에 성공한 선례가 없어 기술 확보를 하는 동안 갖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그런 실패가 축적돼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실제 지오라이트루미안의 매출액(2015년 440억원)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은 10~15%로 제조업 최상위 집단에 속한다. 연구인력 비중도 전체 10%가 넘는다.

지오라이트루미안의 재귀반사섬유는 국내 점유율 1위, 세계 5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품질을 평가받는다. 150m 떨어진 곳에서 촛불 100개를 켜놓은 것 정도의 빛을 반사해야 국제규격을 통과할 수 있다. 섭씨 60도의 온도에서 50회 세탁한 뒤에도 성능을 유지해야 한다.

지오라이트루미안은 이 기준을 충족하면서도 경쟁국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 기존 제품군의 대안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회사가 수출하는 나라는 50여개국. 매출 중 수출비중도 40%에 달한다. 브랜드 ‘지오라이트(GIO-LITE)’는 국내 반사안전원단의 대명사가 됐다.

지오라이트루미안이 최근 관심을 쏟고 있는 또다른 제품은 열전사필름. 열을 가해 의복 등 피사체에 전사지에 담긴 디자인을 그대로 옮기는 필름으로, 브랜드 로고나 스포츠의류의 등번호 인쇄에 사용된다. 2011년 시작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1위 업체로 자리잡았다. 
최상석 지오라이트루미안 대표가 서울 G밸리 소재 본사에서 재귀반사원단의 기능성과 제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밖에도 생분해성 소재로 수중에 폐기해도 환경에 해를 주지 않는 어업용 그물, 겨울철 농촌에서 쓰이는 보온용 필름도 신성장동력으로 꼽힌다.

현재와 미래 먹을거리를 골고루 갖춘 배경은 체계적인 경영전략과 개방적 아이디어 수용체계 덕으로 풀이된다. 지오라이트루미안은 언제나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인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실용화하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매년 새로운 인력을 채용해왔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자 의무”라며 “본인이 없어도 100년 이상 유지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 대표는 2014년부터 중소기업융합서울연합회장도 맡고 있다. 서로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젊은 중소기업인들의 멘토 역할을 하며 도전과 혁신을 전파해왔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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