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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험대 오른 애플 ②] 17만원 무선 이어폰 강매?..."소비자 바보 아니다"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아이폰7을 출시하며 이어폰 단자를 없앤 애플의 결정에 애널리스트들과 소비자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고가의 무선 이어폰을 사도록 유도하면서 그만한 구매 유인은 제시하지 못했고, 기존 이어폰을 쓰지 않도록 해 쓰레기를 양산하는 낭비라는 평가다. 일각에선 이어폰 잭 제거를 통해 ‘무선 미래’ 실험에 나선 애플이 도박을 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어폰 잭 제거는 “경쟁자들을 앞지르기 위한 애플의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또 이러한 시도가 “대담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정이 사용자들이 애플에서 멀어지도록 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우선 이어폰 단자 제거로 아이폰 소비자들은 무선 이어폰을 구입하거나, 이를 원치 않으면 충전 단자에 연결 장치를 끼운 후 여기에 기존 이어폰을 연결해 사용해야 한다. 애플은 향후 자사 무선 이어폰 ‘에어팟’ 판매에도 나선다. 가격이 159달러(약 17만3000원)에 이른다. 한 번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5시간이다.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무선 이어폰에 대한 구매욕을 자극하는 데 실패해 소비자들이 큰 고민없이 기존 이어폰을 충전 단자와 연결해 사용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애플의 의도에 따라주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가격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스위치의 어네스트 도쿠 통신 부문 전문가는 “애플은 (이어폰 제거에 대한) 정당성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소매업 컨설팅 회사 콘루미노의 닐 사운더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보기에 이어폰 단자를 제거한 것은 별로 대단한 이슈가 아니다. 연결 장치를 이용해 기존 이어폰을 연결하는 것이 성가시기는 하지만 이것이 아이폰을 사는데 중요한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폰은 사더라도 무선 이어폰은 외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소비자들의 원성도 만만치 않다. 애플의 이어폰 단자 제거 결정에 대한 비판을 표하기 위해 30만명 이상이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다. 이들은 애플의 결정에 따라 사람들이 기존 이어폰을 대거 버리면서 “전자제품 폐기물 산을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술 관련 잡지 ‘버지’의 닐레이 파텔 편집장도 “사용자 불편을 초래하는 일이며 바보같은 결정”이라며 비난했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마저도 “이어폰 단자를 없애면 많은 소비자들이 짜증을 낼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고가의 에어팟을 피해 저렴한 무선 이어폰을 구매할 경우 아이폰을 사고도 저품질 사운드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디언에 따르면 무선 이어폰의 경우 품질이 일정한 수준으로 평준화되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와중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없지는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선 이어폰 확산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로이터통신도 “많은 이들이 당황하겠지만 곧 익숙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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