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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험대 오른 애플 ①] 나오자 마자 참패 예고?…“화웨이 등 중국제품 모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애플이 7일(현지시간) 신제품 아이폰7을 공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도 참패가 예상돼 ‘애플 신화’ 몰락의 추세를 반전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중국을 잡기 위해 신제품의 1차 출시국으로 포함시키는 등 공을 들였지만, 중국 현지 브랜드에 비해 제품 경쟁력이 밀린다는 평가다.

아이폰7 공개 이후 외신들은 한 목소리로 애플의 중국 내 성적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예전과는 달리 아이폰7은 중국 소비자들의 반향을 불러일으킬 만한 것을 거의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상당수 중국 소비자들에게 아이폰7은 한달 소득보다 비싼데, 이전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가장 말이 많은 것은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다. 아이폰7은 제품 하단의 이어폰 연결 구멍을 없앰으로써 마감 디자인을 깔끔하게 다듬고, 방수ㆍ방진 기능을 강화했다. 대신 블루투스를 통해 무선 이어폰 ‘에어팟’(Airpod)과 연결할 수 있다. 애플 측은 이에 대해 “선(線) 없는 미래를 위한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나머지 디자인이나 색상, 크기 등에 있어서는 전작인 아이폰6ㆍ6S와 크게 다를 것이 없는 데다, 새로운 디자인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겪어야 할 불편 사항들이 지적되고 있다. 가격이 159달러인 에어팟은 아이폰7과는 별도로 구매해야 하고, 기존 유선 이어폰을 쓰려면 별도 연결 장치를 써야 한다. 중국 소비자들은 “에어팟 디자인이 헤어드라이어 닮았다”라거나 “에어팟이 귀에서 빠지면 땅바닥을 살펴봐야 한다”며 비꼬고 있다.


심지어 아이폰7이 중국 제품을 모방한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아이폰7플러스에 처음으로 장착된 듀얼카메라는 이미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의 프리미엄폰 ‘P9’에서 선보인 것이다. 다른 많은 중국산 스마트폰에도 듀얼카메라가 탑재되어 있다. 또 이어폰 연결 구멍을 없앤 시도는 또 다른 중국 회사 러에코(LeEco)가 지난 6월 출시한 제품에서 한 바 있다. 이에 한 중국 네티즌은 웨이보에 “애플이 화웨이나 러에코, 오포(Oppo)를 따라할 정도로 추락할 것이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냐”라고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스마트폰 시장은 2007년 아이폰이 탄생했던 때에는 라이프 스타일 액세서리로 마케팅할 수 있었지만, 현재의 소비자들은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며 애플이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기술력이나 혁신 면에서 애플을 상당 부분 따라 잡았을 뿐만 아니라 가격 적인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 아이폰7과 7플러스는 저장용량 32G 기준 각각 5399위안과 6388위안인데, 이는 저장용량 64G인 P9(3688위안)에 비해 훨씬 비싸다.

첸 주난이라는 중국 소비자는 “나는 더 이상 기능이나 디자인이라는 측면에서 아이폰에 감동받지 않는다. 아이폰보다 더 좋은 기능을 가진 낮은 가격의 좋은 선택지들이 있다”라며 이번에는 중국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살 것이라고 했다.

이에 중국에서 애플의 위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6가 출시된 2014년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지만, 이후 시장점유율이 추락해 올해 2분기 기준 점유율 6.7%로 5위에 불과하다.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화웨이와 샤오미 정도만 애플에 앞서 있었지만, 이제는 오포와 비보에도 밀린 상황이다.

애플은 인도나 일본 등지에서도 매출 확장을 통해 중국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려 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결국 승부를 봐야 할 곳은 중국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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